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의 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내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은 올해보다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자동차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소폭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27일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작성한 자동차 산업 현황과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1.4%, 50.2%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올해 친환경차 합산 판매량은 1,400만∼1,45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책임 연구원은 내년 친환경차 판매 대수를 약 1,750만 대로 내다봤는데 이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둔화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반 기준에서는 매우 높은 성장으로 볼 수 있으나 지난 수년간의 빠른 성장으로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성장률 둔화 요인으로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각국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 책임연구원은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전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고 유럽 내에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견제 정책이 강화할 수 있어 친환경차 판매는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너럴모터스(GM)의 북미 내 생산 목표 변경과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생산 일시 감축,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생산 축소,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튀르키예 합작법인 설립 철회 등이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내년 자동차 시장은 세계적인 경제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수요와 공급의 변동성은 올해 안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보다 2.4% 성장한 9,220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600만 대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9,010만 대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