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거리만 지구 6바퀴…엑스포에 진심이었던 김진표 의회외교

입력
2023.11.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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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엑스포 의회외교 결산
17개월간 75개국 방문·초청, 700여 명 만나
"경제발전 경험, 기후변화·양극화 비전 제시"

'방문·초청 국가 75개국, 이동거리 지구 6바퀴. 만난 사람 700여 명.'

지난해 7월 취임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그동안 펼친 의회외교의 결과지다.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밝혔던 그는 엑스포 유치를 의장의 가장 큰 과제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지난 17개월간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며 각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는 등 엑스포 유치를 위한 외교에 전력을 다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폴란드 루마니아 방문으로 막을 올린 김 의장의 엑스포 유치활동은 이달 중순 멕시코 칠레 인도네시아 방문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 기간 그는 해외 순방 등으로 23만9,843㎞, 지구 6바퀴를 돌 수 있는 거리를 이동했다. 또한 국제회의 참석, 해외 인사 초청 등으로 75개국, 700여 명의 대통령, 국회의장, 총리 등을 만났다.

단순히 많이 이동하고 많이 만난 것만 아니었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문 전략을 짰다. 2022년 동유럽(폴란드·루마니아), 남유럽(스페인·포르투갈)을 방문한 뒤 르완다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 탄자니아 등 6개국 정상을 만났다. 리잔수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격)을 시작으로 주요 지역 의회 최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만나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지지 국가를 정하지 않은 나라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아세안 지역 지지세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아세안 리더스 포럼'을 6월에 열었고, 9월에는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를 열어 지지를 호소했다. 10월에는 '한-아프리카 협력증진을 위한 국제회의’, 'G20(주요 20개국) 국회의장회의' 등에서 아프리카, G20 의장들과 연쇄적으로 만났다.

국가별 전략도 각각 달랐다. 개발도상국이나 중진국에는 '한국의 발전 경험'으로 접근했다. 특히 한국 대기업의 투자 유치를 강조하며 '경제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미국을 향해서는 한미동맹을, 중국을 향해서는 과거 중국의 국가적 행사에 한국이 적극 지지했다는 점을 피력했다.

김 의장은 올해 1월 의장 직속 경제외교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김영주 정우택 부의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여야를 대표하는 두 부의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한편, 학계와 정계, 정부 고위인사 등 32명의 위원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

김 의장은 지난해 4월 국회 차원의 유치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뒤, 한국을 방문한 국내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 결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마지막 순방에서 돌아온 지난 22일에는 BIE 회원국 국회의장, 상·하원 의장에게 지지 요청 서한을 보냈다. 김 의장은 서한에서 "지난 4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한 결의문에는 전 국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며 "박람회를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경험을 공유하고 기후변화와 양극화에 대한 미래 비전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