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 때부터 이끌어 온 '44년 LG맨' 권영수 부회장이 물러선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배터리 업계 쇄신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최고경영자(CEO)에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온 김동명 사장이 뽑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신임 CEO 선임을 비롯해 자동차전지 개발센터장 최승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24명의 2024년 임원 승진안을 결의했다.
거취가 주목됐던 권 부회장은 이날 인사로 44년 동안 몸담았던 LG그룹을 떠난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주)LG 등에서 17년 동안 최고경영자를 맡아온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 권 부회장이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그 영향을 받은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쇄신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을 가르쳐주신 고(故) 구본무 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선배 임직원분들과 LG그룹 구성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히 오랜 시간 LG 주요 사업과 관련해 뜻을 같이하며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구광모 대표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구 대표님이 이끄는 LG그룹의 미래에 많은 응원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 부회장은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보냈던 마지막 2년은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실제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사령탑을 맡은 권 부회장은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도요타,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 전 세계 최고의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 및 공급 계약을 연이어 발표하며 취임 당시 200조 원 안팎이던 수주 규모를 500조 원까지 늘렸다.
새 CEO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과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4년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신임 CEO 김 사장은 배터리 모든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력과 사업가로서의 성공 경험을 갖춰 중요한 시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