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지역을 찾아가는 답사기였다면 '국토박물관 순례'는 시대를 찾아가는 답사기입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대중적 답사붐을 일으켰던 유홍준(74) 명지대 석좌교수가 국내 문화 유적을 소개하는 새로운 답사시리즈 '국토박물관 순례'(창비 발행)를 시작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진행된 시리즈 1, 2권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어떻게 마감하느냐가 저의 큰 과제가 돼버렸다"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마침표를 찍는 방법으로 이번 책을 구상했다"고 집필 계기를 설명했다. 이번 시리즈는 그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다루지 않은 유적지를 선사시대부터 시대순으로 찾아가는 순례기 형식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새 시리즈는 시대순으로 찾아간다. 일종의 진화한 답사기인 셈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권 , 일본 편 5권, 중국 편 3권 등 총 20권의 답사기가 나왔는데도 또 쓸 소재가 있었을까. 그는 "마치 이 책을 쓰려고 빈칸을 둔 것처럼 대표 유적지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신석기 유적지인 부산 영도의 패총 유적이 좋은 예다. 그간 답사기에서 부산을 다룬 적이 없다.
유 교수는 "본래 역사는 문화유산과 함께 기억해야 그 시대의 시각적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 광개토대왕 하면 광개토대왕릉비가 떠올라야 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우리 역사가 보일 수 있도록 책을 써 내려갔다"며 통시적 접근 방법을 취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석기시대는 연천 전곡리, 신석기시대는 부산 영도 동삼동 패총, 청동기 시대는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우리 역사가 쭉 보일 수 있게 답사처를 선정했다"고 대상지를 선정한 기준을 설명했다.
순례기는 5권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출간된 1권은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2권은 백제, 신라 그리고 비화가야까지를 다뤘다. 3권은 가야·발해·통일신라를, 4권은 고려·조선·근현대를 주제로 정했다. 그는 "근현대 편은 내가 10년 동안 살았던 대구를 쓰지 않을까 싶다"면서 "마지막은 독도를 써야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향후 출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