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의 성공 여부가 YG에 미칠 영향

입력
2023.11.25 10:16
YG 신인 걸그룹 론칭, 블랙핑크 이후 7년 만
'일선 복귀' 양현석 유죄 판결→블랙핑크 재계약 이슈 속 위기의 YG
글로벌 인기·인지도 견인했던 아현 데뷔 불발이 변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명운을 짊어진 베이비몬스터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은 과연 위기에 봉착한 YG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YG는 이달 초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론칭을 공식화했다. 베이비몬스터는 YG가 블랙핑크 이후 약 7년 만에 발표하는 새 걸그룹으로 한국 태국 일본 출신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됐다.

당초 베이비몬스터의 데뷔는 9월로 공지됐으나 "데뷔는 올 가을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던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호언장담과 달리 베이비몬스터의 데뷔는 한 차례 연기됐다. 결국 이들은 예정보다 2개월이 지난 이달 말에야 정식 데뷔에 나서게 됐다. 이와 관련해 YG는 "최고의 결과물로 보답하고자 타이틀 곡 선정에 신중을 기했고, 그 과정으로 당초 예정된 9월보다 데뷔가 다소 늦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뒤늦게 데뷔일을 확정한 베이비몬스터는 현재 멤버들의 티징 콘텐츠를 순차 공개하며 데뷔 프로모션을 이어오는 중이다. YG에 따르면 베이비몬스터는 오는 27일 데뷔곡 '배러업(BATTER UP)'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강렬한 힙합 음악인 '배러업'으로 데뷔와 동시에 국내외 음악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목표다.

베이비몬스터가 실로 오랜 준비 끝에 데뷔에 박차를 가한데다 앞서 YG가 선보인 걸그룹인 블랙핑크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이들을 향한 글로벌 K팝 팬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315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5월 공개한 프리 데뷔곡 '드림'으로는 조회수 5,000만 회를 넘어서며 자신들을 향한 기대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베이비몬스터의 성공적인 데뷔 여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재 YG가 맞이한 위기 상황 때문이다. YG는 지난 1월 대대적인 일선 복귀를 알린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체제로 재정비를 마친 바 있다. 양 총괄 프로듀서는 2019년 '버닝썬' 성접대 논란과 소속 아티스트 마약 투약 수사 무마 의혹 등에 휩싸인 뒤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YG를 떠났으나, 지난해 12월 마약 수사 무마 의혹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곧바로 일선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프로젝트 역시 양 총괄 프로듀서가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재판부가 양 총괄 프로듀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당초 무죄 선고를 받은 덕분에 YG에 복귀했던 양 총괄 프로듀서가 유죄 판결을 받으며 회사 이미지에 또 한 번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양 촐괄 프로듀서가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프로젝트를 전면에서 이끌어왔던 만큼 유죄 판결은 더욱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YG의 주축을 담당했던 빅뱅 멤버들이 전원 소속사를 떠난데 이어 아이콘까지 전속계약 종료 이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YG는 주요 아티스트들의 공백을 직면했다. 현재 YG의 수익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간판 그룹인 블랙핑크까지 지난 8월 전속계약 종료 시점 이후 아직까지 재계약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며 YG는 전례없는 위기를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블랙핑크 멤버들이 그룹 활동에 대한 재계약은 체결하되, 개인 전속계약 체결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YG 측은 여전히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굵직한 소속 아티스트들이 모두 이탈한 상황에서 YG의 수익 구조가 블랙핑크에게 집중돼 있는 만큼, 블랙핑크와의 재계약 불발은 곧 회사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 베이비몬스터는 YG의 명운을 쥔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베이비몬스터의 성공 여부도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멤버 아현의 데뷔조 하차다. 최근 YG "아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논의 끝 당분간 휴식에 전념하기로 했다"라며 그의 데뷔조 하차를 공식화했다. 문제는 아현이 베이비몬스터 내에서 인기와 화제성을 견인하던 핵심 멤버라는 점이다. 그는 데뷔 서바이벌부터 보컬, 춤, 랩 실력을 모두 갖춘 데다 블랙핑크 제니를 닮은 매력적인 외모로 화제를 모으며 두터운 국내외 팬덤을 모아왔던 바, 아현의 데뷔 불발은 베이비몬스터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YG의 미래는 이제 베이비몬스터에게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제 남은 탈출구는 베이비몬스터가 걸그룹 시장의 5세대 교체 흐름을 주도하며 괄목할 만한 행보를 전개하는 것 뿐이다. 과연 베이비몬스터와 YG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지, 명운을 가를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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