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고 짜고 단 배달음식 자주 먹었더니...당뇨병 위험↑

입력
2023.11.18 06:30


# 평소 건강했던 38세 여성 A씨는 최근 스타트업 팀장으로 일하며 잦은 야근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야식으로 해소했다. 업무가 바쁘다 보니 점심과 저녁 그리고 야식까지 배달음식으로 해결했다. 아울러 후식으로는 마카롱, 케이크, 탕후루 등 단 음식을 먹었으며, 쉬는 시간에는 커피, 과일 음료를 마셨다. 3개월 후 체중은 7㎏이나 늘었으며, 물을 마셔도 갈증이 지속됐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병원을 찾았고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당뇨병이란

당뇨병이란 혈액 중의 포도당(혈당)이 높아 신체로 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병입니다. 섭취한 음식 영양소 중 탄수화물은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이후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흡수된 포도당을 세포들의 에너지원(글리코겐)으로 변환시키며, 혈당 수치를 낮춥니다. 그러나 적정량보다 많은 탄수화물을 오랫동안 섭취하다보면 인슐린에 내성이 생기고, 결국 포도당이 혈액 속에서 쌓이다가 넘쳐 소변으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성 신증, 망막증, 당뇨발 등 여러 합병증을 야기하기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중 65%만이 본인의 질병을 인지하고 있고 이 중 60%가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당뇨병의 원인

당뇨병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은 부모로부터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을 물려받은 것으로,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경적 요인에는 비만, 고령, 고열량·고지방·고단백의 식단, 운동 부족 등이 있습니다.

최근 배달시키기 편리한 시스템, 맵고 짜고 단 자극적인 음식, 좌식 생활, 잦은 회식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외 호르몬 이상, 감염증, 약물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 이뇨제) 등도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의 증상 및 진단 방법

당뇨병의 3대 증상으로 다뇨(多尿), 다음(多飮), 다식(多食)이 있습니다.

다뇨는 소변 양이 많아지는 것으로, 혈액 속에 쌓인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될 때 많은 양의 물도 같이 끌고 나가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소변 양이 많아지며 몸의 수분량이 감소해,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증상이 발생합니다. 또한 섭취한 영양분이 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에 배가 고파 음식을 더 먹는 다식 증상도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당뇨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눈 침침함, 손발 저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혈당이 많이 높지 않으면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초기에 당뇨병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은 혈당과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수치인 당화혈색소를 측정해 진단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35세 이상의 성인, 그리고 과체중, 당뇨병의 가족력, 당뇨병 전단계 또는 임신성당뇨병의 과거력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19세 이상의 성인에서 매년 당뇨병 선별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의 관리 방법

당뇨병의 관리, 즉 혈당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의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아울러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과 이상지질혈증도 관리해야 합니다.

혈당 관리를 위해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알맞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수화물의 경우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탄수화물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흰쌀밥보다는 현미, 잡곡밥, 흰빵 보다는 통밀빵, 그리고 과자보다는 과일, 견과류와 같은 음식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한 탄수화물도 결국은 혈당을 높이는 식품이기에 적당량 드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음료수, 사탕, 믹스 커피 등 단 음식 섭취를 주의해야 하고, 짜고 기름진 음식의 섭취는 가능한 줄여야 합니다. 또한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가능한 일주일 내내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근력 운동 장비, 아령, 고무 밴드, 짐볼, 자신의 몸무게 등을 이용한 근력운동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성인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5% 이상 체중을 감량하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당뇨병 약제를 투여하게 됩니다.

“당뇨병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던데요?”, “주변 사람들을 보니 당뇨병 약을 먹어도 혈당이 높아지던데요?”라고 말하면서 당뇨병 약제를 복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환자분들을 많습니다.

당뇨병은 진행하는 질환이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능력이 점점 떨어져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당뇨병 약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당뇨병 약제를 투여 중임에도 혈당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높아 당뇨병 약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약제를 복용하지 않고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빠르게 나빠지고, 당뇨병의 합병증의 발생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혈당을 낮추기 위해 처방 받은 당뇨병 약제를 규칙적으로 잘 복용하고, 약제 복용 중에도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은 별다른 증상 없이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하지만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 생활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약제 복용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당뇨병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 및 관리를 통해 당뇨병의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이범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