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양대 증시 상장 기업의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회복세를 보였지만, 상반기 실적 악화 충격을 털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6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2023년 3분기 결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613곳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조6,982억 원, 순이익은 70조1,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8%, 41.06%씩 규모가 급감했다. 매출액은 2,093조6,486억 원으로 소폭(0.29%) 늘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4.52%, 순이익률은 3.35%로 각각 전년 대비 2.79%포인트, 2.35%포인트 낮아졌다. 1,000원어치를 팔아 45.2원을 남기고, 세금까지 떼면 33.5원을 버는 데 그친 셈이다. 다만 누적 실적이 아닌 7~9월만 보면 전 분기 대비 회복세가 뚜렷했다. 영업이익은 42조3,997억 원으로 2분기보다 47.71% 늘었고, 순이익도 32조3,906억 원으로 73.51% 확대됐다.
3분기까지 순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적자 기업은 141곳(23%)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곳 늘었고,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472곳(77%)으로 26곳 감소했다. 17개 업종 중 14개 업종에서 누적 영업이익이, 12개 업종에서 누적 순이익이 감소했다. 전기전자, 운수창고업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금융업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금융업 41개사의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39조7,114억 원으로 3.33% 늘었고, 누적 순이익은 30조1,840억 원으로 1.92% 확대됐다. 순이익 증가폭은 증권(14.84%)이 가장 컸고, 은행(9.97%), 보험(5.24%), 금융지주(-1.01%)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스닥 상장기업 1,112곳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4조5,79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때보다 3.4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조5,146억 원, 순이익은 6조1,588억 원으로 각각 33.6%, 43.76% 줄었다. 재무 안정성도 나빠졌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08.67%로 지난해 연말보다 1.59%포인트 높아졌고, 누적 순이익 흑자 기업 수도 전년 동기 대비 72곳 적은 688곳(61.87%)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내년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나아지면서 전체 상장사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고 수요가 개선되면 내년 코스피 실적은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스마트폰과 PC 수요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