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이렇게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네요.”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혁신 엑스포’에는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는 특색 있는 정책들을 접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지방자치 경영혁신 엑스포는 2018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를 확대 개편한 행사다. 지난해 처음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열렸고, 올해 다시 수도권으로 장소를 옮겼다. 대구에서 왔다는 정성해(35)씨는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선 어떤 정책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일부러 찾아왔다”며 “각 지역의 현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에 사는 이수희(73)씨도 “서울에 거주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 관심을 가질 만한 기회가 없었는데, 엑스포를 계기로 새로운 시각으로 지방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64개 지자체와 7개 공공기관 등 71개 기관에서 마련한 155개의 부스에선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청년 및 일자리 정책이 소개됐다. 아울러 각 지자체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에 대한 홍보전도 뜨거웠다.
올해 7월 군위군을 편입시킨 대구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한 현황과 공항 후적지(건물을 이전하거나 철거해 비어 있는 땅) 개발사업, 대구 지역의 채용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구일자리포털’, 도심항공교통(UAM),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등 다양한 지역 중점 사업을 알렸다. 유명 마스코트인 ‘꿈돌이’를 대동한 대전시는 우주항공과 드론 산업을 앞세웠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도는 의대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다 건너 제주도의 부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청년창업가 2개 팀이 ‘티 블렌딩’ 체험과 ‘제주 말가죽 책갈피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 청년 창업가들은 2년 동안 월 150만 원씩 지원을 받고 관련 인턴십 과정을 거친 우수한 자원”이라고 자랑했다. 서울시가 구직자들을 위해 마련한 ‘이력서 사진 찍어주기’ 코너에도 많은 청년이 관심을 보였다. 시는 구직자 체형에 맞는 정장을 빌려주고, 사진을 찍은 뒤 이메일로 발송해줬다. 또 ‘서울시 청년일자리 매칭강화 전담 창구’에선 구직자들이 원하는 직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집중 소개했다.
다양한 지역 특산품을 선보인 경북 17개 시군이 참여한 경북도 통합 부스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북은 관람객들을 상대로 경주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나섰다는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경주는 2025년 우리나라에서 열릴 APEC 유치를 위해 제주도와 부산시, 인천시 등과 경쟁하고 있다.
현직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도 다른 지자체의 경쟁력 있는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짬을 내 행사장을 찾았다. 동해 바다를 모티브로 한 열쇠고리 등 청년 창업가들의 상품을 선보인 영덕군청의 김영찬 주무관은 “영덕뿐 아니라 전남이나 경남 등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지자체 부스를 둘러보니 많은 공부가 됐다”며 미소 지었다. 연천군 시설관리공단에서 근무하는 김우열 계장은 “타 기관들은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며 “어떻게 하면 연천의 공공시설물을 더 많은 사람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앞으로 더 고민해볼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