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는 더 짧아지고, 소재와 색상은 화려해졌다. 올겨울 '숏패딩'이 한층 강렬해진 모습으로 거리를 채울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레트로,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세기말 문화) 패션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숏패딩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 짧고 화려한 디자인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최근 겨울철 외투 수요가 증가하면서 숏패딩의 매출도 반짝 상승하고 있다. W컨셉은 1~12일 전년 동기 대비 숏패딩 매출이 12%, 푸퍼패딩이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그재그의 거래액도 숏패딩 13%, 크롭패딩 321%, 푸퍼패딩 1,367%로 치솟았다. 푸퍼패딩은 부푼 복어처럼 부피를 키운 패딩을 말하는데 대체로 숏패딩에 많이 적용한다.
롯데백화점은 기온이 본격적으로 떨어진 7~11일 겨울철 외투 수요가 증가하면서 패션 상품군 전체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아웃도어(65%) 매출이 코트 등 '럭셔리 웨어'(45%)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1990년대 유행했던 숏패딩은 1020세대에게 '힙'(HIP)한 스타일로 인식되면서 1, 2년 전부터 수요가 늘었다. 최근에는 30대까지 구매하는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길이감, 실루엣, 소재, 색상 등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리복은 지난해 약 68㎝ 기장이었던 숏패딩을 올해 트렌드에 맞춰 더 짧게 기획해 출시했다. '글로시 숏패딩'의 기장은 63㎝, '유광 글로시 크롭'은 47㎝밖에 안 된다. LF가 수입 및 판매하는 프랑스 컨템퍼러리 여성복 브랜드 '바쉬'에서도 최근 숏패딩(53㎝)을 내놓았는데 지난해 판매한 숏패딩 기장(66㎝)과 비교하면 10㎝ 이상 길이가 줄었다.
광택이 있는 '글로시' 소재의 인기도 늘었다. 무신사의 경우 1~12일 '글로시 패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3.83% 뛰었고 같은 기간 지그재그의 거래액은 387% 증가했다. 글로시 패딩 중에서도 실버, 핑크, 레드 등 과감한 색상을 찾는 수요도 많다. K2, 리복 등은 패딩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보온 효과를 높일 빵빵한 스타일의 푸퍼패딩도 선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블랙, 코코아브라운, 버건디 등 차분한 색상이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는 고급스러운 소재로 글로시 패딩이나 화려한 색상의 패딩을 택하는 흐름"이라며 "숏패딩 인기가 무르익으면서 더 개성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