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60대와 70세 이상을 구분해 등록해야 한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60대와 70세 이상의 정치 성향을 한데 묶는 것이 부적절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이런 내용이 반영된 새 선거여론조사 기준이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고 13일 밝혔다. 여심위는 "피조사자 선정, 결과 분석 시 60대와 70세 이상을 구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60세 이상 선거인 수가 지속적으로 늘었고, 60대와 70대의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가 점차 60대에 진입하면서 60대의 정치 성향은 70세 이상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조사를 보면 60대의 긍정 답변은 52%로 70세 이상(62%)보다 10%포인트 낮았다. 현재 60대와 70세 이상 구분 등록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일부 여론조사는 60세 이상의 응답 결과를 통째로 발표한다.
김춘석 한국조사협회 대변인은 “연령별로 분류가 늘어나면 조사 기관으로서는 연령별 답변자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다소 커지지만, 60대 응답자의 정치 성향을 감안하면 올바른 개정 방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 개정에는 선거 여론조사 결과 인용 공표·보도 시 해당 여론조사 조사 방식이 전화면접인지 자동응답(ARS)인지 알리도록 강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유권자 알 권리 확대를 위한 조치다. 조사원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 조사에 비해 녹음된 기계음이 질문하는 ARS는 응답률이 낮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응답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여심위는 또한 △유선전화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공표와 보도를 금지하고 △선거여론조사 결과 최초 공표 시 전체 질문지도 동시에 공개하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여심위 관계자는 "기준 위반 시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사 등에 과태료 또는 시정 요청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