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정책의 심장이 뛰다

입력
2023.11.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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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는 30개 댐과 수력발전시설, 5개 석탄발전소와 16개 천연가스발전소, 3개의 원자력발전소, 14개 태양광 발전단지를 운영하는 미국 최대 공기업이자 최대 전력공급 주체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의 뼈대로서, 숱한 난관을 무릅쓰고 세웠다.

미국 남동부 테네시강은 테네시주를 비롯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켄터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7개 주를 흐르는 오하이오강의 최대 지류다. 수량이 많고 유속이 빨라 큰 비가 오면 범람하기 일쑤였고, 그래서 내륙 수로로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지속적인 표토층 유실로 토질도 척박해 농사에도 불리했다. 강 유역은 물론이고 방대한 배후지역도, 내전 이래 미국의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주정부 간 이견으로 개발이 힘들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함으로써 지역 산업 등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홍수를 통제해 농업용수를 확보한다는 일석삼조의 계산으로 저 프로젝트를 밀어붙였고, 33년 5월 법안 통과와 동시에 TVA를 설립했다.

상당수 마을과 토지가 수몰됐지만, 지역 경제와 삶의 여건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설립된 지 1년도 안 돼 1만 개 가까운 일자리가 창출됐고, 토질이 개선돼 농업도 발전했다. TVA는 윤작 등 농업기술 교육도 병행했다.

하지만 저항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민간 발전사업자들의 반발이 가장 거셌다. 연방정부가 값싼 전기를 대규모로 공급함으로써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의 경쟁원칙을 위반했다는 게 요지였다. 지역의 운명과 뉴딜의 향방, 수많은 실업자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소송 18건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1938년 11월 14, 15일 심리를 시작해 이듬해 1월 30일 마침내 합헌 판결했다.

미국을 살린 TVA지만, 근년에는 화석연료 발전 등에 따른 환경 이슈로 지역의 짐이 되고 있다고 한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