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결별’ 선언한 미 포드…SK온 이어 한국 배터리 기업과 또 헤어지다

입력
2023.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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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튀르키예 코치, LG엔솔과 맺은 MOU철회
1월 SK온과 결별하더니 10개월 만에 두번째
당시 EV 시장 성장 예상…공급사 다변화 전략
예상보다 더딘 EV 수요 증가에 전략 선회


LG에너지솔루션과 미 완성차업체 포드, 튀르키예 제조사 코치는 2월 맺은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코치그룹이 11일(현지시간) 알렸다. 전기차(EV)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줄면서 튀르키예에 지으려던 배터리셀 공장에 대한 합작투자보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제품을 공급받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입장문을 통해 "LG엔솔, 포드, 코치 3사는 신중한 논의 끝에 현재 소비자들의 EV 전환 속도를 고려했을 때 튀르키예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셀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했다"며 "이에 따라 구속력 없는 3자 MOU를 상호 해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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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들 3개 회사는 2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연간 생산 능력을 45GWh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합작법인(JV)에서 만든 배터리는 주로 포드의 상용차에 쓸 예정이었다. LG엔솔에 따르면 당시 포드와 코치는 현지에 합작사 '포드 오토산'을 세워 연 45만 대 규모 상용차를 만들 예정이었다.



1월 SK온과 결별한 포드·코치, 결별 이유는 달라


포드와 코치가 국내 배터리 회사와 결별한 건 처음이 아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월 SK온과 튀르키예에 JV를 설립하는 협약을 맺었다가 올해 1월 없던 일로 했다. 투자금과 배터리 양산 규모는 이후 LG엔솔과 맺은 협약 내용과 비슷했지만 두 회사와 결별한 이유는 다르다.

올해 초만 해도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 가도를 달리다 2026년부터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봤다. 완성차 제조사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다변화하려 했고 포드가 SK온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공급사를 찾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그러나 공급사 다변화 전략을 폈던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회사들의 셈법은 1년도 안 돼 바뀌었다. 그사이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세가 뚜렷해진 까닭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새 공장을 지으려면 수조 원이 들어가지만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비용 절약은 물론 곧바로 생산·공급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포드와 코치가 한국 기업과 북미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은 무산됐지만 국내 배터리회사 입장에선 손해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엔솔은 "MOU가 구속력이 없고 본계약 전이라 비용 손실도 없다"고 밝혔다. 포드와 맺은 상용차 EV 배터리 공급 계획은 유지한다. 이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LG엔솔은 기존 생산 시설에서 동일한 상용 EV 모델에 들어갈 배터리셀을 공급할 예정이며 양사는 오랜 비즈니스 관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2035년까지 유럽 전역에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포드의 목표 달성에도 협력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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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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