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제3지대 세력이 본격적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정태근 전 의원,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이 7일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신당 창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구심점과 확장성이 관건이다. 결국 12월 신당 창당을 공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결합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모임 명칭은 '금요연석회의'로 정했다. 지난달부터 양당 정치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매주 금요일에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함께 열었다. 이상민 의원은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며 "이 전 대표의 합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임을 주도한 금태섭 전 의원도 "정치 전반에 대해서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함께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탈당이 유력하게 거론되거나(이상민 의원), 이미 창당을 했거나(양향자 대표), 창당 과정(금태섭·정태근 전 의원)에 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연대나 힘을 합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조각을 맞춰봐야 한다"며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비슷한 문제의식이 있는 분이라면 모두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첫 단추를 낀 만큼 갈 길은 멀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신당 창당의 조건은 구심점이 되는 인물과 튼튼한 지역 기반"이라며 "현재로선 해당 모임이 두 요소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실장은 "이분들 외에 얼마나 더 합류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명계 의원들은 일단 신당 합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이상민 의원을 따라서 당을 나갈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총선 임박해서 친명이 '자객 공천' 한다면 모를까, 그때까지는 아무도 없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이 의원도 혼자 나가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과 결합할 경우 파급력은 예상을 넘어설 수도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총선이 임박할수록 제3지대 세력들은 결국 빅텐트 형태로 모일 수밖에 없고 이 전 대표도 합류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제3지대 얘기가 뜬구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저변이 확대될 경우 교섭단체 이상의 파괴력을 갖춘 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