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우는 '너를 줍다'를 만나 처음으로 독립영화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독립영화는 어렵다'는 자신의 편견이 깨지는 것을 느꼈다. 현우가 얻은 큰 수확이다. 작업을 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심혜정 감독과의 호흡도 좋았다.
현우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대기실에서 본지를 만나 '너를 줍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너를 줍다' 속 지수는 쓰레기를 통해 진짜 그 사람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옆집 남자 우재의 쓰레기를 확인한 후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지만 과거의 상처로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현우는 '너를 줍다'에서 우재 역을 맡아 활약했다. '너를 줍다'는 독립영화에 대한 현우의 편견이 사라지게 해 준 작품이었다. 빠르게 읽히는 대본, 흥미로운 이야기에 현우는 '감독님, 배우들과 이런 영화를 함께 만들어간다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그는 우재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자신과 우재 모두에게 일종의 루틴이 있다는 점이다. 현우는 집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그는 "촬영 당시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한다. 그런데 집에 가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나만의 공간에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현우의 겸손함은 대중이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볼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우재를 최대한 일반적인 사람으로 그려내고 싶었다는 그는 "우재를 평범함과 가장 가깝게 해야 지수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오해를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수의 이야기가 어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를 위하는 현우의 배려심 덕분이었을까. 김재경은 현우와 우재가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점이 닮아 있다고 칭찬했다.
'너를 줍다' 속 우재와 지수는 모두 물고기 안시 롱핀을 키운다. 안시 롱핀은 두 사람이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우는 우재에게 물고기가 힐링을 주는 존재라고 했다. "우재가 자신만의 안식처에서 물고기를 바라본다. 어항이 우재에게 힐링 시간을 선물했을 듯하다"는 게 현우의 설명이다.
인간 현우에게도 힐링을 선사했던 무언가가 있을까. 그는 "자동차 안"이라고 답했다. 현우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 때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대본을 제일 많이 읽었던 곳이 주차돼 있는 차 안이었어요. 집안에서 하는 건 부끄럽고 카페 안에서는 이상한 취급을 받을 수 있으니 차 안에서 대본을 공부했죠."
우재와 지수의 관계 변화는 설렘을 안기기도, 긴장감을 안기기도 한다. 현우는 호흡을 맞춘 김재경의 열정을 칭찬했다. 그가 바라본 김재경은 질문도 많고 열심히 하는 배우였다. 현우는 김재경과 관련해 "모르고 넘어가도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많이 생각한다. '나도 한번 더 생각해볼까' 하게 되더라. 김재경을 보며 배운 점이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하는 게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현우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혼자 있어도 함께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느낀 점도 밝혔다. "최근에 결혼식을 많이 갔는데 주례를 하시는 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고 사랑하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 얘기가 맞는 듯해요. '입장을 바꿔보며 상대를 배려하는 게 사랑이지 않을까요."
그에게 '너를 줍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현우는 "내게 첫 독립영화였다. 새로운 도전이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너를 줍다' 연출을 맡은 심혜정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미지 변신, 무자비한 악역 도전을 꿈꾼다는 말로 이어질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현우의 새로운 도전을 도운 '너를 줍다'는 지난 8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