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역 수색 중입니다."
6일 오후 한 카카오톡 오픈방에선 병원 치료 중 달아난 특수강도범 김길수(36)의 도주 경로를 두고 토론이 한창이었다. 20명 남짓한 참여자들은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모텔, PC방, 여관 등 행방을 추정할 수 있는 장소를 나열하며 실시간 의견을 나눴다. 이들이 이토록 도주 피의자에게 열을 올린 건 현상금이 하루 만에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한 토론 참가자는 "이날까지 안 잡혔으면 현상금이 2,000만 원으로 두 배 올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래간만에 접한 거액의 '신고 보상금'에 책정 금액과 절차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상금이 설정된 피의자는 통상 공개수배자다. 국내 수배제도는 경찰청 훈령(범죄수사규칙 173조)에 기반하고 있다.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돼 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소재지가 불분명한 이가 지명수배 대상이다. 다만 모든 지명수배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건 아니다. 경찰은 6개월 동안 붙잡히지 않은 지명수배자를 상대로 사진과 전단 등 피의자 정보를 공개한다. 사안이 엄중하고 빠른 체포가 요구되면 즉시 공개수배도 가능하다. 김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상금 설정 기준도 마련돼 있다. 경찰청 고시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 6조에 따르면, 10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혐의를 받는 범인 검거에 공로를 세울 경우 보상금 100만 원이 주어진다. 형량이 10년 미만 징역·금고일 땐 50만 원이 책정됐다. 물론 피해가 심각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에 상응하는 추가 기준도 있다. 예컨대 3인 이상 살해 등 국민 안전을 위해 신속한 검거가 요구되는 사건으로 판단되면 보상금이 최대 5억 원까지 오른다. 경찰이 제공할 수 있는 최대치다.
사실 기준 자체도 유동적이다. '경찰청장 승인을 받고 미리 보상액을 정해 수배하면' 지급 기준과 별개로 금액 책정이 가능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걸린 현상금 5억 원이 그런 사례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도 과거 신고 보상금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액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수배자가 체포됐다고 보상금을 즉각, 전부 주는 것은 아니다. '범인검거공로자 보상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위원회가 공로를 인정하면 세금 없이 전액 수령할 수 있다. 1999년 신창원 검거 때 그가 은신한 아파트 호수까지 정확하게 제보한 수리공은 포상금 5,000만 원을 다 받았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신고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공직자가 신고한 경우 △신고자가 불법 행위를 한 경우 등은 보상금 지급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