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가라" "휴전하라"... 이스라엘서도, 세계서도 '反네타냐후' 시위 폭발

입력
2023.1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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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데려오라" 네타냐후 퇴진론 확산
중동 4개국 외무장관 "즉각 휴전" 요구
튀르키예 대통령 "ICC에 이스라엘 제소"

"베냐민 네타냐후를 감옥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네타냐후 총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다.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 또는 구출에 소극적인 정부에 대한 항의도 쏟아졌다.

세계 각국에선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하마스와의 전쟁 국면에서 정치적 생존을 추구하는 네타냐후 총리로선, 결은 다소 다르지만 나라 안팎에서 자신을 반대하는 거센 압박에 직면한 셈이다.

이스라엘서 수천 명 반정부 시위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아랍권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시내에서 네타냐후 정부 규탄 시위가 열렸다. 수천 명이 광장에 모였고, 일부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 관저 밖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네타냐후를) 당장 수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국민의 76%가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개최된 시위"라고 전했다.

시민들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 사진을 들고 "그들을 당장 집으로 데려오라"고 외쳤다. 시위에는 인질의 가족도 참가했다. 가족 5명이 하마스에 붙잡혀 있다는 하다스 칼데론은 "지옥에 있는 느낌이다. 매일 전쟁을 겪고 있다. 이것(시위)은 내 아이들의 생명을 위한 전쟁"이라며 정부를 성토했다. 알자지라는 "지난달 7일 하마스 공격과 인질 억류에 대한 정부의 부족한 대처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시민들의 (사임 요구)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유럽서도 "이스라엘 규탄"

민간인 희생이 끊이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당장 휴전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집트 외무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아랍국가들은 즉각적인 휴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쟁 범죄를 일으킨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열렸다. 미국 주요 도시에선 수천 명이 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는데, 특히 수도 워싱턴에선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량 학살에 서명했다"는 구호까지 외쳤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등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