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모타즈 아자이자. 이곳의 전황을 하루도 빠짐없이 온라인으로 전하고 있는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4일(현지시간) 기준 약 1,287만 명이다.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초만 해도 그의 팔로어 수는 약 2만5,000명에 불과했는데, 한 달 새 500배 넘게 급증했다. 가자지구 현지 소식을 접하려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그의 계정으로 몰려든 탓이다.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언론인, 인플루언서의 계정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NBC 등에 기사를 내보내는 언론인 플레시아 알라카드의 팔로어는 한 달간 210만 명 늘어났다. 또 다른 언론인 힌드 쿠다리는 지난달 마지막 닷새 동안에만 27만 명을 추가했다고 한다.
사진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은 과거에도 전쟁 등 주요 국면에서 기록과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처럼 팔로어가 갑자기 증가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게 NBC의 평가다.
이 같은 이례적 현상은 가자지구의 실시간 상황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데 기인한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은 가자지구로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어, 현지에 체류 중인 '외국인 기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쟁 발발(지난달 7일) 전부터 가자지구에 있었던 거주민들만 현장 소식을 외부에 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실시간 뉴스 전파에 강점을 보여 왔던 엑스(X·옛 트위터)가 전쟁 초반 '가짜뉴스 온상'으로 지목된 것도 인스타그램 쏠림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또 '뉴스가치가 있거나 공익에 부합하는' 콘텐츠에 대해선 다소 민감한 내용이어도 차단 등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메타의 정책 역시 팔로어 급증을 불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마스는 현지 언론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리한 소식이 가자지구 밖으로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의 셰리프 만수르 중동 담당자는 "가자지구에서 일하는 모든 언론인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N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