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부상자를 실은 구급차가 병원 입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7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테러범을 잡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의 구급차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
3일(현지시간)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 최대도시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입구에서 부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 행렬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15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집트로 가기 위해 라파 국경 검문소로 향하던 구급차 행렬이었다는 게 보건부 설명이다.
아슈라프 알쿠드라 보건부 대변인은 "상태가 위중해 우리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었다"며 "적십자와 적신월사, 전 세계에 환자 이송 계획을 미리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를 구급차로 옮긴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지역은 전장이다. 민간인들에게는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알시파 병원 아래에 하마스 사령부가 숨겨져 있다며 이를 표시한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주요 공격 목표물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알시파 병원은 5,000명이 넘는 환자와 약 5만 명의 민간인이 대피해 있는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이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공격을 이유로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 주거지와 병원, 구급차 공습까지 서슴지 않자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완전히 충격받았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환자와 의료진, 의료시설, 구급차는 언제나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이 같이 썼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전 기준 희생자 수가 9,2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어린이는 3,826명, 여성은 2,405명으로 전체의 70%에 이른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43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4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