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이스라엘로 또 한 번 출국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세 번째 방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논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근 며칠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이 행동(이스라엘 공습)의 가장 큰 타격을 계속 받는 것을 봐 왔다. 미국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도록 하는 데 전념 중”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달 16일에 이어 불과 2주 만의 방문이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 후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이 급증함에 따라 국제사회 우려와 미국 유권자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가 유력하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두둔하는 기존 입장은 확실히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에서 자제력을 보였냐는 질문에 대해 “이것은 하마스가 만들어 낸 갈등”이라며 “이스라엘은 자국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동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낳은 이스라엘의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에 대해서도 ‘국제법 존중’이란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해 이스라엘 군사작전으로 인한 과도한 민간인 희생을 사실상 방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에 인도주의 차원의 교전 중지도 촉구할 계획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교전 중지를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인질을 석방하는 게 원활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하는 여러 제안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그는 오는 3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블링컨 장관은 8, 9일 한국을 찾는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동맹, 북한문제, 경제안보 등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 일정에는 요르단, 일본, 인도도 포함됐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초 이스라엘과 요르단,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등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