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멘톨 담배' '캡슐 담배'로 불리는 가향담배가 청소년 흡연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도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청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 담배 폐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사망 예방차 질병청이 진행하는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담배 폐해의 인식 확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질병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박하향, 과일향 등을 내는 가향담배는 흡연자 사이에 보편화하고 있을뿐더러 새로운 흡연자를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가향담배 담배 제품 및 흡연 형태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13~39세 흡연자 가운데 가향담배 사용 비율은 지난해 77.2%로, 2016년(64.8%)보다 12.4%포인트 급증했다. 특히 가향담배 경험자의 67.6%는 '가향담배가 흡연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가향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 교수가 이날 발표한 '가향담배 사용 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 경험이 있는 13~18세 가운데 가향 제품 사용 비율은 2016년 67%에서 지난해 85%로 1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19~24세의 가향담배 사용률 증가폭(73.7%→80.1%, 6.4%포인트)의 3배 수준이다. 김주심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과장은 "특히 여성과 청소년의 가향담배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첫 흡연 시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2019년 기준 5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사회경제적 부담(조기사망 및 의료 이용으로 인한 손실)은 12조1,913억 원에 달했다. 김 과장은 "전체 사망자 수나 사회경제적 비용은 줄고 있지만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다양한 형태의 신종담배들이 출시되면서 사용자가 증가하고, 궐련과 신종담배를 같이 피우는 등 흡연 행태도 달라져 새로운 건강 위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담배 규제 정책 강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