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중국 최대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와 협력을 강화한다. 국내에 BYD 배터리를 차량용으로 조립하는 배터리팩 공장을 짓고 하이브리드차 출시를 위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공동 개발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꾸준히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에 관심을 쏟아 온 BYD로서도 KG모빌리티와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에 조금 더 스며들 계기를 마련했다.
KG모빌리티는 중국 선전에 있는 BYD 본사에서 배터리팩 한국 공장 건설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앞으로 한국에서 만들어지게 될 배터리팩은 KG모빌리티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 픽업트럭 'O100'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터리팩 공장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KG모빌리티 창원공장 유휴 부지에 지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전기차용 배터리를 전량 수입해 오던 KG모빌리티가 BYD 배터리팩을 국내에서 제조하게 된다는 얘기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 및 팩 사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는 BYD와 긴밀한 기술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차세대 핵심 동력인 전기차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KG모빌리티는 최근 출시한 첫 전기차 토레스 EVX에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아닌 BYD와 협업을 일찌감치 결정하면서 KG모빌리티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그동안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위주로 국내 판매를 이어왔던 BYD는 토레스 EVX 유통을 통해 승용차에 장착되는 자사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 등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위해서도 힘을 합치기로 하는 등 협력 폭을 키워갈 예정이다. KG모빌리티에 따르면 이번 협약에 앞서 두 회사 연구진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에 들어갔으며 2025년 토레스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BYD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손잡을 의지를 드러냈다. 곽 회장은 "BYD와 협력 확대를 통해 토레스 EVX, KR10, F100 등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 하이브리드 제품 출시 등 회사의 제품군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