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이후 줄곧 봉쇄됐던 이집트와 가자지구간 국경이 1일(현지시간) 외국인과 부상자들에 제한적으로 열렸다. 그 동안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구호품이 들어온 적은 있지만, 사람이 빠져나온 건 무려 25일 만이다.
이집트는 이날 외국인 여권을 소지한 팔레스타인 주민을 라파 검문소를 거쳐 자국으로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이동이 허용된 전체 인원은 약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부상을 입어 치료가 급한 가자지구 주민 80명도 이집트로 이동하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라파 검문소 부근에 약 350명이 대기하고 있고, 현재까지 150명이 버스를 타고 이곳을 통과했다"며 "구급차 20~30대가 중상을 입은 환자들을 태우고 이집트로 향하는 모습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라파 인근에 임시 야전 병원을 차려 환자들을 치료한 뒤 가자지구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다. 이집트의 한 관리는 "오늘 가자지구를 탈출한 대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AFP 통신에 전했다.
하지만 일반 난민들의 이집트 입국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집트는 가자지구 난민 입국을 허용해달라는 일각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해 왔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앞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토와 주권을 보호할 것"이라며 난민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집트 현지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첫날은 500명 정도만 국경 통과를 허용했지만, 추후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