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재판에 불출석해 학교폭력 피해 유족의 소송을 패소하게 한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유족은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사건은 법원의 판결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3일 "권 변호사 측이 올해 12월 15일까지 원고(이기철씨)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서를 소송 당사자들에게 전달했다. 조정은 법원 내 상임조정위원 등의 권고에 따라 당사자들의 합의로 소송을 끝내는 방법이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정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기철씨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로, 4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권 변호사가 소속됐던 곳)를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권 변호사가 한 번도 저한테 예의를 보인 적이 없는데 무슨 조정안을 받아들이겠냐"며 "이대로 사건을 끝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힐 권리를 권 변호사에게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법원이 제시한 금액 5,000만 원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의 잘못으로 피해자들이 배상 판결을 받은 판례를 기준으로 한 것일 텐데, 사건의 중대성을 따지지 않은 것 같아 탐탁치 않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정이 결렬되면 정식 재판 절차가 진행된다. 이씨는 "중요한 재판을 말아먹은 권경애 같은 변호사를 재판부가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이씨가 학폭 가해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가 3회 연속 재판에 불출석해 지난해 11월 패소 확정 판결을 받도록 했다. 권 변호사는 패소 사실을 4개월 넘게 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