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도 히든카드 사극을 다시 꺼내 들었다. 시청률 4%로 시작한 '혼례대첩'이 KBS '연모'의 수순을 밟게 될까.
지난 30일 KBS2 '혼례대첩'이 첫 방송됐다. 작품은 조선시대 청상부마 심정우(로운)와 청상과부 정순덕(조이현)이 만나 원녀 광부(조선시대 노처녀와 노총각을 이르는 말)의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고군분투 중매 코믹 멜로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심정우가 최연소 장원급제 후 효정공주(박채영)의 부마가 됐으나 혼례 도중 돌연 효정공주의 죽음으로 '청상부마'가 됐다. 8년간 혼인무효 상소를 반려당하면서 인생의 풍파를 맞게 됐다. 중매의 신 여주댁으로 이중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정순덕은 우연한 계기로 심정우를 만나게 됐다. 정순덕은 심정우를 도발하면서 갈등을 빚어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 가운데 방송 말미 심정우가 세자의 혼인을 막았다는 누명을 써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혼례대첩'으로 KBS는 오랜만에 청춘 퓨전 사극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 웃으면서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장점에 걸맞게 경쾌한 리듬,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주인공인 심정우와 정순덕은 수절을 강요받는 시대 속에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되는 인물이다. 최근 예능가에 '돌싱'이 새로운 핫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혼례대첩'도 '조선판 돌싱글즈'에 가깝다. 금혼령과 중매쟁이 등 혼인과 사랑에 대해서 직접 다룬다. 다만 이질감도 존재한다. '완판녀', '울분남' 등 다소 올드한 대사들이 오히려 극의 유쾌함을 덜면서 촌스러운 분위기가 엿보이기도 한다. 유독 많은 클로즈업으로 코믹함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실소에 그쳤다.
이러한 장단점 속 로운이 웰메이드로 호평받았던 '연모' 이후 다시 사극을 소화하게 된 만큼 '혼례대첩'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로운은 전작에서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역할을 소화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유쾌하면서 명랑코미디 역에 맞는 캐릭터를 맞이했다. 또 조이현의 경우 '학교 2021' '지금 우리 학교는' 등으로 주연의 입지를 다지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혼례대첩'이 배우 필모그래피에 주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이 이러한 대중의 호기심을 입증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혼례대첩' 1회는 4.5%를 기록했다. KBS가 야심차게 꺼낸 사극 '혼례대첩'이 올해 월화극 최고 성적('오아시스'의 9%)을 경신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