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매각 결정 연기"…사흘 뒤 이사회 다시 열 듯

입력
2023.10.31 09:00
대한항공 "승인 못 받으면 결의 효력 상실"
아시아나 이사회, 11월 2일 논의 재개 전망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을 위한 분수령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연기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당사는 30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하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하여 검토하였으나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을 완료하지 못하였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다음 달 2일 회의를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오후 2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인수합병하기 위한 화물사업부 매각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같은 날 오후 정회했다가 오후 6시쯤 속개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날 오후 9시 50분 "오늘 이사회는 종료됐다"며 "오늘 가결, 부결 등 결론은 나지 않은 채 정회됐고 이사회는 추후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사회 안건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화물사업 분야에서 경쟁 제한(독점) 우려가 있다는 EC 측 지적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분할 매각할지 여부였다. 회사는 "해당 시정조치안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성 해소를 위한 신주인수계약 거래종결 후 당사의 화물사업부 분할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며 "해당 안건에 대한 이사회 속개일자는 미정이며 향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회사는 늦어도 31일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을 담은 시정안을 EU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최대 고비로 꼽힌 EU 측이 이 시정안을 받으면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기한까지 결정을 내지 못하면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대한항공 역시 이날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 시정조치안 제출 및 신주인수계약 관련 합의서 체결을 승인한 당사의 이사회 결의는 효력을 상실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승인을 받아 효력 발생이 확정되면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정안에는 ①유럽 4개 노선에 대체 항공사(remedy taker)가 진입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지원 방안과 진입 허가 동의서(Entry Commitment Agreement) 체결 ②신주인수계약 거래종결 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분할 방안이 담겨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만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정조치안 제출 관련해서는, EC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승인하면 구체적인 사안을 또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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