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국내외 기후변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저탄소 신사업,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에 집중하고 있다. 저탄소 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수소, 탄소포집저장기술(CCUS), 화이트 바이오(옥수수, 목재, 미생물, 효소 등을 에너지 원료로 사용),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사업 등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환경 보호'라는 선순환을 가져오는 셈이다.
먼저 대규모 석유 정제시설을 갖춘 전남 여수공장에서 국내외 협력사들과 수소 분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수소는 탄소 중립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이다.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전기가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부산물은 순수 물만 배출된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각광받는 이유다.
GS칼텍스는 3월 한국남동발전과 '청정 블루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블루수소는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제조 과정에서 생산된 이산화탄소를 포집 기술 등으로 없앤 청정 에너지원.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 청정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해 연간 약 20만 톤의 수소를 만들고 한국남동발전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 설비를 운영해 저탄소 전력을 GS칼텍스와 여수산단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가스공사와는 국내 액화수소 상용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한국동서발전 △현대글로비스 △한화솔루션 △삼성물산 △남해화학 △린데코리아 △GS에너지 △GS건설 등 8개 기업과 'CCUS 사업을 위한 기업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했다. CCUS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때 발생하는 탄소를 모아 저장하는 기술(CCS)과 포집한 탄소를 재활용하는 기술(CCU)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을 비롯해 여수산단 내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비료 생산 등에 재활용하거나 액화 후 국내외 저장소에 매립해 저장한다.
GS칼텍스는 바이오 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투자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디젤,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바이오케미칼 등 다양한 바이오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부의 바이오항공유(SAF) 실증사업에 참여해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실증 시범운항을 국내 최초로 진행 중이다. 바이오항공유는 동물성 유지,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하여 생산하는 항공유로, 탄소 배출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를 도입해 대한항공에 공급하고 대한항공은 실증 비행을 수행한다. 지난 9월 5일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한 대한항공 화물기가 첫 운항에 나섰다. 이달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시범 운항이 진행된다.
화물기에 급유한 바이오항공유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에서 생산한 것이다.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없어 현재는 전량을 수입해야 한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 설비 투자를 검토 중인데, 생산 시설을 갖추기 전까지는 바이오항공유를 수입, 공급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바이오선박유 실증 사업에도 참여해 국내 컨테이너선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하고 있다. 바이오선박유는 바이오디젤과 선박유를 각각 3대 7 비율로 섞어 생산한 친환경 연료다. 신규 인프라 투자나 새로운 선박 건조 없이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해운 분야에서 탄소 감축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가 공급한 바이오선박유는 9월 15일 부산신항 4부두에서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인 'HMM 타코마호'에 급유됐다. 부산-싱가포르-인도-남미 노선에 시범 운항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4회 이상 더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의 바이오 항공유, 바이오 선박유 실증사업을 통해 GS칼텍스는 바이오연료 분야에서 국내 정유사 최초로 '유럽연합 국제지속가능성 및 탄소인증(ISCC EU)'을 받기도 했다.
전 세계에 가장 많이 보급된 식용유인 팜유(팜 열매에서 짠 기름)를 바이오 원료로 생산하는 사업에도 진출했다. 10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2,6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짓기로 했다. 정제시설은 30만 ㎡ 규모의 부지에 2025년 2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하며 연간 50만 톤의 바이오 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정제시설에서 나오는 폐원료를 회수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함께 폐유 회수 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GS칼텍스가 거둬들인 폐유를 활용해 바이오항공유 플랜트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등 바이오 연료 생산에 들어가는 재생 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해 자원 효율화, 탄소저감 순환경제 구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