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에 대한 사기 공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남씨가 자신은 전 연인 전청조(27)씨의 투자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채널A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남씨는 최근 경기 성남의 부모님 자택에서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전씨가) 무슨 일에 어떤 투자를 했는지도 몰랐는데 그거를 나 때문에 했다고 말하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간다"며 사기 정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다 똑같이 하나같이 '전씨가 남현희한테 말하지 말라 그랬다'고 말한다"며 전씨의 사기 행각이 자신과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제시했다. 남씨는 "혼란스럽고 억울하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도, 일어난 일들이 현실이 맞나 싶기도 하다"며 "다 자기(전씨)가 하자고 해서 주도해가지고 움직인 것들이 거의 다다. 전부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28일 서울경찰청에 남씨의 공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김 의원은 진정서에서 "남씨는 전씨로부터 명품 가방 등을 선물받았다"며 "전씨가 피해자들에게 '남현희에게 (투자금을)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관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씨는 자신도 전씨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전씨가 한 카지노 그룹 회장의 혼외자라는 말을 남씨가 의심할 때마다 전씨가 지인을 동원해 사실인 것처럼 확인시켜줬다는 것이다. 남씨는 "(전씨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엄마 나 어디서 태어났냐니까 엄마가 되게 힘겹게 '뉴욕' 그렇게 말씀하셨다"며 "(전씨가) 막 울면서 '엄마, 내 친아빠 누구야' (하니까) 이거 말하면 안 돼 계속 이러시고 결국에는 이름 전 누구누구(라고 했다)"고 말했다.
남씨에 따르면, 결혼 발표 첫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전씨의 신분을 의심하는 글이 온라인에 퍼지자 전씨가 '강화 고향 친구'라고 주장한 한 여성은 "너 (혼외자) 맞는데 이거 얘기를 못해서 어떡하냐"며 남씨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또 교제 당시 자신을 카지노 그룹 회장이자 전씨의 아버지라고 밝힌 사람이 남씨에게 "며느리가 되면 굉장히 힘들 텐데 감당할 수 있겠는가"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나중에 전씨의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전씨의 자작극이었다고 했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씨는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온했던 가정이나 아카데미가 지금 완전 그냥 다 내려앉았다"며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운동선수로만 이십몇 년을 살다 보니 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무지한 게 많았던 것 같다"며 "결국에는 저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 거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경찰은 사기 혐의로 잇따라 고소·고발당한 전씨를 28일 출국금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