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의 사과 요구를 받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에 대해 '타진요가 생각난다'고 응수했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토위 국감 마지막 날인 이날 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정부가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바꿨다는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이날 새로운 증인이 출석한 게 아니다 보니 기존 논쟁과 달라진 건 없었다. 야당은 한 달여간 진행된 국감을 통해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고 여당은 이 의혹은 생명력이 끝났다며 평행선만 달렸다.
오히려 때아닌 사과 논쟁이 빚어졌다.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 장관에게 사과받을 것을 같은 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원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 제기를 '날파리 선동'으로 비하하는 등 일관되게 국회를 무시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김 위원장이 원 장관에게 사과 의사를 묻자, 원 장관은 "넉 달째 양평고속도로가 외압에 의해 특혜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는데, 단 하나의 근거도 없이 지엽적 사안과 실무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것은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반박했다. 타진요는 2010년 그룹 에픽하이 소속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줄인 말이다. 대중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가리키는 관용구로 쓰인다.
김 위원장이 '타진요가 무슨 뜻이냐'라고 되묻자 원 장관은 "찾아보라"고 짧게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는 장독을 왜 옮겼느냐고 묻자, '옮기고 보니 장맛이 더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은 뒤 "저잣거리에서 누가 길을 물어볼 때 답변하듯이 '찾아보세요'가 답변이냐"며 원 장관의 태도를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장독 깨지는 소리만 반복되는 것 같다"며 "누가 왜 변경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할 책임은 야당 의원들이 아닌 장관에게 있다"며 원 장관을 압박했다. 원 장관은 이날 야당이 제시한 대안까지 모두 포함해 전문가에게 관련 검토를 맡겨 거기에 따라 결론을 내리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