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시절 적자 늪에 허덕였던 한화오션이 한화그룹 품에 들어가자마자 첫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조선업황이 살아난 데다 그룹 차원의 경영 정상화 노력이 통한 모습이다. 최근 안정적 수주 실적을 이어 오고 유상 증자를 통한 큰 규모의 투자도 계획돼 있어 경영 정상화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오션이 올해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해 2020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고 25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169억 원, 영업이익 74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3%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하며 길고 긴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흑자 전환은 경영 정상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시절 저가 수주의 굴레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지는 중대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봤다.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21.1%에 머물러 다른 빅3(HD한국조선해양 101.3%·삼성중공업 69.0%)에 비해 낮지만 이미 3년 치가 넘는 수주 잔고를 확보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여기에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2020년 6월 한국 빅3와 맺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독을 미리 선점하는 계약)에 따라 올해 말 최소한 10척 이상을 한화오션에 발주할 것으로 보여 수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또 드릴십 두 척에 대한 선수금 반환 중재 소송에서 승소해 현금을 더 쌓았고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을 누르고 우선 협상 대상자에 뽑혀 조선과 방산을 넘나드는 실적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부채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각종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8월 유상증자 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 달성' 목표를 꺼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계획된 투자와 비전을 가지고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