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 한·사우디 경제인들을 만나 "원유, 건설 협력을 넘어 제조업, 스마트 인프라, 청정에너지 등 '비전 2030' 관련 전 분야로 (한·사우디) 파트너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 참석해 "(사우디는) 기후변화와 디지털 대전환을 맞아 비전 2030이라는 담대한 국가 전략을 제시하며 포스트오일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포럼엔 양국 경제인과 정부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올해는 한국의 건설 기업이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 처음 진출한 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해"라며 "사우디와 함께 한 역사가 곧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첨단 기술력과 성공적인 산업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 풍부한 자본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손을 잡으면 그 어느 나라 보다도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협력 분야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제조업을 시작으로 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날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체결된 전기차·내연차 공장 설립 계약 등을 언급했다. "AI(인공지능), 바이오, 자원 재활용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도 말했다.
수소산업 협력 성과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선언한 탄소중립의 목표는 양국 기업 간 청정에너지 협력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며 "수소 생산에 방점이 있는 사우디와 수소 유통, 활용 측면에서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의 기술이 힘을 합치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선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컬과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블루암모니아 생산 사업 협력에 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현대차 역시 사우디 교통공사 등과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두 성과에 대해 "본격적인 (한·사우디) 수소 협력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럼에 앞서 진행된 한·사우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수소 오아시스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청정수소의 밸류체인 전 분야에 걸쳐 양국 기업 간 협력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 대해선 "네옴, 키디야, 홍해의 메가 프로젝트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래를 내다보는 사우디의 과감한 투자와 대한민국의 첨단기술, 문화 콘텐츠가 결합한다면 상상의 도시가 현실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국 정부의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 간 메가 프로젝트 협력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