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시즌 프로농구가 21일 막을 올려 5개월여 동안 정규리그 열전을 벌인다.
슈퍼 스타들의 ‘깜짝 이적’으로 어느 해보다 변화가 많은 이번 시즌 최고 화제의 팀은 KCC다. 기존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 등 화려한 라인업을 갖춘 KCC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리그 최고 포워드 최준용까지 품었다.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여유가 없었던 상황에서도 최준용에게 연봉 총액 6억 원을 안겨 의외의 승자가 됐다.
‘슈퍼팀’을 구축한 KCC는 선수단 구성뿐만 아니라 연고지 이전으로도 비시즌 이슈를 집중시켰다. 2001년 대전 현대를 인수해 창단할 때부터 안방으로 썼던 전북 전주를 떠나 부산에서 올해 새롭게 출항한다. 22년간 정든 전주를 떠난 배경은 신축 경기장 관련 문제로 이어진 전주시와의 갈등 때문이다.
개막 전 제2의 안방이었던 전북 군산에서 펼쳐진 컵대회 우승으로 기존 연고지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한 KCC는 개막 이튿날인 22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부산 홈 데뷔전’을 치른다. 10개 팀 감독 중 7명이 우승 후보로 꼽을 만큼 전력에 빈틈이 없다.
새 외국인 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이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로 화려한 등장을 알렸고, 다음 달이면 정규리그 MVP 출신 포워드 송교창도 군 전역을 마치고 합류한다. 다만 최준용이 내전근 부상으로 4주간 전열에서 빠져 초반 버티기가 중요해졌다. 허웅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멤버로 뛸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만큼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KCC의 대항마는 SK다. SK는 최준용을 떠나보냈지만 듬직한 '빅맨' 오세근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안양 정관장(전 KGC인삼공사)의 통합 우승 주역이자 상징과도 같았던 오세근의 SK 이적 역시 농구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오세근을 영입한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김선형과 외국인 선수 MVP 자밀 워니가 건재한 데다 군 전역을 앞둔 포워드 안영준도 합류해 정상 탈환을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은 힘겨운 시즌이 예상된다. ‘내부 FA’ 오세근과 문성곤(수원 KT)을 모두 놓쳤고, 간판 가드 변준형은 군 입대를 했다. 핵심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도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SK와 정관장은 21일 경기 안양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KCC, SK의 ‘2강’ 체제를 깰 팀으로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KT가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빅맨 김준일과 가드 김지완을 영입했고, 신인 가드 박무빈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국가대표 가드 허훈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고, 2023 신인드래프트 1순위 신인 문정현이 힘을 보탠다.
국가대표 포워드 양홍석을 영입한 창원 LG와 고양 데이원 시절 임금 체불 악몽을 뒤로하고 새출발을 하는 고양 소노도 4강 후보로 거론된다. 레전드 빅맨 출신 김주성 감독이 대행을 떼고 정식 지휘봉을 잡는 원주 DB 역시 김종규-강상재-디드릭 로슨의 막강한 '트리플 포스트'를 앞세워 반란을 꿈꾼다.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삼성은 2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