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미국 내 여론이 급격하게 이스라엘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17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 컨설트’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중 41%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더 동정심(sympathetic)을 느낀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에 동정심을 느낀다’고 답변한 비율은 11%, ‘양쪽 모두’란 답변은 26%였다. 모른다, 혹은 의견 없음은 25%였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군사적으로 팽팽하게 맞섰던 2021년 5월 당시 여론 조사에서 이스라엘에 손을 들어준 것(28%)과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이번 분석은 모닝 컨설트가 지난 10~12일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내용을 2021년 5월 조사와 비교 대조한 것이다. 모닝 컨설트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하마스의 공격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유권자들이 이스라엘 측에 더 공감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28%)과 무당층(40%)에서 ‘이스라엘에 동정심을 느낀다’는 응답이 나왔는데, 이는 2021년 조사 당시 같은 답변(민주당 12%, 무당층 24%)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2021년(51%)과 이번 조사(55%) 모두 한결같이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이-팔 분쟁 해결을 위해 더 신뢰하는 정당은 어디냐’는 질문에는 공화당이 조금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체 응답자의 49%가 ‘공화당을 매우 신뢰(A lot)’ 혹은 ‘조금 신뢰(Some)’라고 답했고, ‘민주당을 매우 신뢰’ 혹은 ‘조금 신뢰’라고 답한 응답자는 44%였다. ‘모른다’(의견 없음)는 답변은 9%였다.
또 이-팔 분쟁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적 판단을 지지(appove)한다는 의견은 전체의 35%에 그친 반면, 반대(disapprove) 의견은 43%나 됐다. 정당별로는 역시 민주당 지지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을 신뢰했고, 공화당은 19%만 신뢰했다. 무당층은 24%가 바이든에게 손을 들었다. 모닝 컨설트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책적 신뢰는 이번 사태 이전이나 이후나 여전히 정체돼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미묘하게 엇갈린 기류가 드러났다. 미국 CNN방송이 지난 12~13일 미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에서는 87%가 이스라엘에 ‘큰 동정’을 표했고, 팔레스타인에 ‘큰 동정’을 표한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반면 35세 이하 젊은 층에서는 61%만이 이스라엘에 큰 동정을 나타냈고, 팔레스타인에 같은 입장을 보인 비율도 54%에 달했다. 젊은 층이 노년층보다 더 ‘친팔레스타인’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반인 50%는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적 대응이 완전히 정당하다고 평가했고, 20%는 어느 정도 정당하다고 봤다.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