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이 초래한 미국내 親이스라엘 여론

입력
2023.10.18 04:30
25면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미국 내 여론이 급격하게 이스라엘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17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 컨설트’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중 41%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더 동정심(sympathetic)을 느낀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에 동정심을 느낀다’고 답변한 비율은 11%, ‘양쪽 모두’란 답변은 26%였다. 모른다, 혹은 의견 없음은 25%였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군사적으로 팽팽하게 맞섰던 2021년 5월 당시 여론 조사에서 이스라엘에 손을 들어준 것(28%)과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이번 분석은 모닝 컨설트가 지난 10~12일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내용을 2021년 5월 조사와 비교 대조한 것이다. 모닝 컨설트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하마스의 공격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유권자들이 이스라엘 측에 더 공감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28%)과 무당층(40%)에서 ‘이스라엘에 동정심을 느낀다’는 응답이 나왔는데, 이는 2021년 조사 당시 같은 답변(민주당 12%, 무당층 24%)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2021년(51%)과 이번 조사(55%) 모두 한결같이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이-팔 분쟁 해결을 위해 더 신뢰하는 정당은 어디냐’는 질문에는 공화당이 조금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체 응답자의 49%가 ‘공화당을 매우 신뢰(A lot)’ 혹은 ‘조금 신뢰(Some)’라고 답했고, ‘민주당을 매우 신뢰’ 혹은 ‘조금 신뢰’라고 답한 응답자는 44%였다. ‘모른다’(의견 없음)는 답변은 9%였다.

또 이-팔 분쟁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적 판단을 지지(appove)한다는 의견은 전체의 35%에 그친 반면, 반대(disapprove) 의견은 43%나 됐다. 정당별로는 역시 민주당 지지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을 신뢰했고, 공화당은 19%만 신뢰했다. 무당층은 24%가 바이든에게 손을 들었다. 모닝 컨설트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책적 신뢰는 이번 사태 이전이나 이후나 여전히 정체돼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미묘하게 엇갈린 기류가 드러났다. 미국 CNN방송이 지난 12~13일 미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에서는 87%가 이스라엘에 ‘큰 동정’을 표했고, 팔레스타인에 ‘큰 동정’을 표한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반면 35세 이하 젊은 층에서는 61%만이 이스라엘에 큰 동정을 나타냈고, 팔레스타인에 같은 입장을 보인 비율도 54%에 달했다. 젊은 층이 노년층보다 더 ‘친팔레스타인’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반인 50%는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적 대응이 완전히 정당하다고 평가했고, 20%는 어느 정도 정당하다고 봤다.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