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발표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통계청)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자산금액은 5억4,772만 원으로 5년 전(2017년) 3억8,671만 원 대비 40% 넘게(41.6%) 늘어났습니다. 한편 가구당 평균 부채금액도 2017년 7,099만 원에서 2022년 9,170만 원으로 30% 가까이(29.2%)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2022년, 4억5,602만 원) 기준으로 놓고 보면 5년 전 대비 증가율이 44.4%에 이릅니다. 연평균으로 환산해 보면 7.6% 수준의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국내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되는데, 일단 자산의 증가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다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실물자산이 80% 가까운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어 가계의 자산구성 측면에서는 문제점으로 보입니다. 물론 4억 원이 훌쩍 넘는 순자산이면 현재 살고 있는 삶의 수준을 유지하기에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삶에 대한 지위를 계속 보장받을 수는 없습니다. 현실의 삶에 안주하기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지속적인 자산증대를 위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40~50대 가구경제 현황을 바탕으로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늘려가기 위한 자산관리 전략들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부채 위험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비율이 직전 25.3%에서 22.2%로 감소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00만 원의 소득 중 22만 원은 빚을 갚는 데 사용해야 하고,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금액은 78만 원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금리상승 기조를 고려하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부채가 증가했음에도 원리금상환이 줄어든 것은 저금리에 따른 결과이므로 시중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해당 지표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 30대를 지나면서 결혼비용이나 주택마련 등으로 이래저래 부채가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경제활동 초반기에는 쌓아 놓은 자산이 부족하니 부채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채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가계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지 않으면 예측가능한 범위를 벗어났을 때 비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따라서 40대 이후로는 부채비율의 안정적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중 대출금리는 예·적금 상품의 이자율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부채를 가지고 있다면 따로 예·적금을 들어 돈을 모으는 방법보다는 해당 부채를 먼저 갚는 것이 실질수익률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1~2%의 수익률 차이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큰 금액차이로 연결되는데, 이는 이자비용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 주택구입이나 자산증대를 위한 투자목적의 대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나 명품구입 등에 사용되는 소비성 부채라면 너무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계 경제규모가 커지면 부채금액 자체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계자산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이 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너무 큰 자산운용은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목표금액에 도달하기도 전에 쉽게 포기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성 금융상품만 이용한다면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에 충분한 자산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자산이 잘 모이지 않다 보니 오히려 저축 의욕이 꺾여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절세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과세나 절세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들을 잘 이용하면 실질수익률을 높이게 되어 자산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쉽게 챙길 수 있는 절세계좌로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3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2016년부터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입니다. ISA는 중산층 이하 대중들의 목돈마련을 위해 출시한 절세상품으로 이자∙배당소득에 대하여 비과세(계좌당 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농민형 400만 원) 및 저율(9.9%)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전성 상품부터 투자형 상품까지 다양한 운용이 가능한 계좌로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운용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희망하는 목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2가지는 노후준비에 도움이 되는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가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세액공제(16.5% or 13.2%)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자산을 만드는 데 유용한 절세계좌입니다. IRP와 연금저축계좌를 합산하여 연간 최대 900만 원(연금저축계좌만 이용 시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되고, 최대 148만5,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IRP는 퇴직연금과 합산해 비교적 신체활동이 활발한 60대 노후생활 전반기에, 연금저축은 국민연금과 합산해 70대 이후 노후생활 후반기 연금으로 구분해 활용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금융자산 비중은 40% 이상, 목표금액 3억 원 이상으로 잡아 보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금융자산 비중은 물론 절대적 규모도 많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금융자산 자체를 늘리려는 노력이 많이 필요한데 특히 기본적 삶의 문제가 해결된 중산층이라면 어떻게 하든 종잣돈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금융자산을 충분하게 쌓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소득이 많지 않아 쉽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막상 목표금액을 정하고 나아가다 보면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목표금액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목표설정의 효과’라고 하는데, 정해 놓은 목표금액이 있으면 부가적인 수입이 생겼을 때 소비하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에 저축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지난번 종잣돈은 자산을 증대시키고 상위 계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경제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을 통한 소득 말고도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실제 부자들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외에 자산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과거 경제성장기에 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부동산이 그 역할을 일정 수준 해 주었지만 선진국 경제에 들어선 상황과 고령화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자나 배당소득, 투자수익 등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금융자산 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적인 자산구성은 실물자산 70%, 금융자산 30% 수준으로 1억 원 안팎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실물자산 60%, 금융자산 40%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가능하다면 은퇴 전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을 각각 50%로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나이 들어 안정적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연금을 위주로 한 금융자산의 효용성이 훨씬 높습니다.
헬조선, 흙수저… 사회적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돼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요즘입니다. 실제 통계로 보아도 교육에 대한 투자가 학력으로 연결되고, 높은 학력이 높은 소득의 직업으로 연결되면서 많은 소득과 그에 따른 자산이 형성되고 그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로 다시 연결되는 부의 순환고리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환경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부의 순환고리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됩니다. 그렇다면 현실을 원망하기보다 부의 순환고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힌트는 바로 자산관리에 있습니다. 자산관리를 통해 소득에서 자산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시작은 조금 불리할지 모르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한다면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으니 자산관리를 절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