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위대하다" 외치고 교사 살해·루브르 테러 위협...흉흉해지는 프랑스

입력
2023.10.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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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리즘" 규탄
베르사유·루브르 테러 위협에 전역 긴장↑

프랑스에서 20세 남성이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 교사를 살해했다. 범행 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프랑스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자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출신 고교 난입한 남성, 문학교사 무참히 살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 르피가로 등을 종합하면, 13일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등학교에 이 학교 출신 모하메드 모구치코프(20)가 난입해 문학 교사인 도미니크 베르나르(57)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 부상자도 3명 나왔다.

모구치코프는 구체적 살해 동기에 대해 함구했지만 정부는 그의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에서 원인을 찾는다. 러시아 체첸 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이던 2008년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했고, 2018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에 매몰됐다. 2019년엔 형과 함께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공격 계획을 짜다 체포됐고 이후 프랑스 정보기관(DGSI)의 감시를 받아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당일 강베타 고교를 찾아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했다.


프랑스 "이슬람 테러리즘"... 군·경 7,000명 배치

프랑스 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매우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2020년 기준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등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아 중동 지역 분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20년엔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역사·지리 교사가 일면식 없는 10대 청년에게 참수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도 크다.

14일엔 프랑스 베르사유궁, 루브르박물관 등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폭발물 설치 위협이 발생하며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만 테러 위협 주체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군인과 경찰을 약 7,000명 배치해 보안 강화에 나섰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