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14일 별세··· 향년 92세

입력
2023.10.14 11:53
2월 폐암 3기 판정 
서울대병원에 빈소



‘단색화의 대가’로 꼽히는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박 화백은 올해 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실을 전하며, “작업에 전념하며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아직 그리고 싶은 것들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8월에는 신작을 그리는 사진과 함께 “이 나이에도 시행착오를 겪는다. 했던 작업을 물감으로 덮고 다시 그으며 차츰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근황을 전한 바 있다.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0년대부터 연필로 도를 닦듯이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 ‘묘법’ 시리즈를 제작하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개척했다. 국내외에서 수 많은 개인전을 열었고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등 세계 유명 미술관이 고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다. 그의 1976년 작 ‘묘법 No. 37-75-76’은 2018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200만 달러(약 25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를 비롯해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조문은 이날 오후부터 받는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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