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과거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회삿돈을 편법으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위증 논란과 ‘줄행랑’ 사건까지 더해 김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고민에 빠진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행 후보자가 소셜뉴스 및 소셜홀딩스를 인수하면서 경영권 및 지분 양도 대가를 회삿돈을 이용해 공동창업자 퇴직금, 고문료 명목으로 지급했음이 민사 판결문을 통해 밝혀졌다”면서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임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는 이를 통해 9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고, 회사에 같은 액수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고발을 환영한다"며 "당당히 수사에 응하겠다"고 응수했다. 김 후보자는 “세무법인에서 퇴직금 내역을 정확히 산출해서 지불했고, 후임 대표이사도 같은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불했다”며 “청문회에서 소명하고자 노력했지만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드러나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김 후보자와 관련해 백지신탁 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주식을 백지신탁 하지 않고 지인(시누이)에게 매도한 뒤 다시 사들였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무조정실에서 (총리) 제청 전 논의한 적이 없느냐”고 물었고,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사례를 들며 “수사 대상”이라고도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제청 전 논의는) 잘 모르겠다”며 “공무원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것이 백지신탁의 기본 원칙이고, 그 정신에 맞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도 위증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에 따라 김 후보자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김 후보자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위증죄와 관련한 고발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의 입장은 (김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적격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거짓으로 답변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 법률위원회에서 위증죄로 고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를 놓고 신중한 입장이다.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자가 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름대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도 있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열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