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삶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생계, 주거, 교육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약자동행지수’를 새롭게 개발했다. 매년 산출되는 지수는 정책 수정ㆍ보완과 예산 편성을 위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이 시민에게 정책적 도움이 됐는지를 수치로 보여줄 약자동행지수 개발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오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디지털 약자 등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약자가 등장하고 있다”며 “사회적 위험을 조기 발굴하고 사각지대를 없애 단 한 분도 빠짐없이 보살피겠다는 의지를 담아 약자동행지수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약자동행지수는 ①생계ㆍ돌봄 ②주거 ③의료ㆍ건강 ④교육ㆍ문화 ⑤안전 ⑥사회통합 등 6대 영역에서 50개 세부지표로 구성된다. 개별 지표값과 종합 지수는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한 2022년을 기준(100)으로 비교 산출해 매년 상반기에 발표한다. 올해 지수는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지수가 100보다 낮을 경우 원인 분석을 거쳐 정책 대상자 수요가 늘어났다면 예산을 증액하고, 사업 타당성이 문제라면 정책 효율을 높일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세부 지표들은 삶의 질 개선 여부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생계ㆍ돌봄 영역은 △위기가구 지원율 △안심소득 지원 가구의 일에 대한 만족도 △영유아기 틈새돌봄 제공률 등 취약계층 자립과 돌봄 확대에 목표를 둔 12개 지표로 구성됐다. 주거 영역엔 △공공임대주택 재고 수 △청년 주거비 과부담 가구 비율 등 6개 지표가, 의료ㆍ건강 영역엔 △아동청소년ㆍ청년 마음건강 지원 규모 △자살고위험군 관리율 등 10개 지표가 반영됐다.
교육ㆍ문화 영역에선 △교육 소외계층 지원 규모 △취약계층 아동의 학습역량 수준 등 8개 지표를 통해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 격차와 문화 접근성 차이 등을 평가하게 된다. 안전 영역엔 △고립은둔청년 발굴ㆍ지원 규모 △범죄예방 폐쇄회로(CC)TV 설치율 등 9개 지표가 포함됐고, 사회통합 영역은 △다문화 구성원의 사회 소속감 등 양극화ㆍ불평등 해소를 위한 5개 지표로 관리된다. 서울시는 새로운 취약계층이 발굴되고 사회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면 신규 지표를 추가ㆍ보완해 기존 지표와 별도로 평가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철학을 달리하는 후임 시장이 오더라도 지속 가능한 복지 정책이 추진되려면 객관적인 정책 지표가 필요하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그는 “기존 정책이 축소, 폄하, 무시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게끔 약자동행지수 시스템을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