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외교부가 중심이 돼 관계부처는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 대책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란과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지하고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국제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우리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며 "이미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경우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결국 고물가와 이자 부담 증가는 국민들의 실질 소득 감소 효과를 가져오고, 경기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총력 대응을 거듭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외 불안정 요인에 긴밀히 대응하고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는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경제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에는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초중고교 생 약 19만여 명이 '도박 위험집단'이라는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경찰의 단속과 정부의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대고 마약 배달,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에까지 연루되고 있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 도박 개장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악질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불법 도박 및 연계 범죄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단속을 해주기 바란다"며 "불법 사이트 차단, 중독 상담과 치료 등 범정부 총력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를 주축으로 교육부·보건복지부·방통위 등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부처 대응팀'의 조속한 출범도 지시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염두한 듯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를 향해선 "10월은 연중 가장 많은 축제와 행사가 개최되는 기간"이라며 "안전관리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도록 철저히 확인하고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