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해지는 요즘 같은 계절이 되면 건선 환자들은 더 괴로워진다.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증상뿐만 아니라 가려움증과 발진이 더 악화하기 때문이다.
건선은 피부 표피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건선은 체내 면역 반응이 과다 발현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특징적이다.
전염성은 없지만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다 보니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스스로 위축되는 환자가 적지 많다. 우울증도 훨씬 많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기에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에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건선성 관절염·심혈관 질환ㆍ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건선 환자는 개별 증상ㆍ상태에 따라 피부에 바르는 국소도포제와 광(光)치료법, 전신에 작용하는 약물 요법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
최근에는 건선과 관련된 특정 면역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ㆍ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여럿 나오면서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체내 면역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IL)-12 또는 23, 17 등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시판 중이다.
그 결과, 건선 중증도 평가에 쓰이는 PASI(Psoriasis Aria and Severity Index) 지수 100을 치료 목표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PASI 100은 건선 침범 범위 및 기저치 대비 100% 개선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진 상태를 뜻한다.
김태균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이 중증도가 크게 나아져 치료 전 중증도 대비 90%에 가까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건선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생 관리해야 한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비슷한 각질성 피부 질환이 많은 만큼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받는 게 좋다”고 했다.
한편, 건선 환자 2명 중 1명은 불충분한 치료 효과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선협회가 세계건선연맹(IFPA)과 협력해 한국ㆍ홍콩·말레이시아 등 3개국 건선 관련 환우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건선이나 건선성 관절염을 앓는 아시아 환자와 보호자 635명(한국 응답자 233명)이 참여했다.
건선 치료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56%가 불충분한 치료 효과를 꼽았고, 경제적 부담이라는 응답이 52%로 뒤를 이었다. 그 중 치료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는 67%였으며,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 또는 줄이거나 치료비를 빌린 적이 있다는 응답도 26%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