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5일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김 후보자는 '주식 파킹' 등 핵심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본인이 창업한 소셜뉴스(인터넷매체 위키트리 운영사)의 주식을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취임 이후 백지신탁하지 않고 시누이에게 맡겼다는 파킹 의혹에 대해 "지금 생각해도 그 방법밖에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지분을 가족에게 판매한 건 공직자 주식백지신탁 제도 취지에 맞지 않고 명의신탁이나 통정매매(이익을 위해 매매 당사자가 시간과 가격을 짜놓고 하는 거래)가 의심된다는 지적에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위법사항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하면서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이동 상황과 회사 경영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막상 청문회장에서는 의혹을 해소할 만한 자료나 해명이 추가로 제시되진 않았다. 2019년 소셜뉴스 주식 재매입 경위에 대해서도 "경영 위기에 빠진 회사 지분을 선의로 구매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반복했다. 야당에선 위키트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다가 주식 재매입 직전인 2018년에만 떨어졌다며 "주가 조작 정황이 있다"(신현영 의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공언과 달리 주식 관련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는 질타도 쏟아졌다.
1990년대에 사들인 유명 화가의 그림들을 2013년과 2014년 청와대 대변인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번에 신고를 안 했으면 누가 저희 집에 와서 (그림 보유 사실을) 알겠나"라고 했다. 신고 누락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본인의 '선의'를 강조하는 답변에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동주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댓글을 주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지만, 그는 "제가 언론과 정당, 정치권에서 거의 40년을 활동했는데 어떻게 여사가 저를 픽업해서 이 자리에 가져다 놨다 하느냐"며 재차 부인했다.
김 후보자가 2006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회상장 주가조작 사건 당시 디시인사이드에 자금을 댄 투자회사의 지분을 갖고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경력 사항에는 해당 회사 근무 이력이 없어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 아니냐"(김한규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청문회는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의 일정 단독 의결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 가능성을 언급하며 파행이 예상됐지만, 권 위원장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유감을 표명하면서 가까스로 성사됐다. 하지만 날 선 분위기가 자주 연출됐다. 여야는 질의 과정에서 "반말하지 마" "많이 컸네" 등 막말을 주고받았고, 김 후보자도 과거 임신중지 관련 발언을 해명하며 "60년 넘게 살았다. 왜 여기서 모욕을 당해야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김 후보자는 다만 위키트리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불필요한 성적 묘사를 부각해 기사를 내보냈다는 지적에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