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이 2020년 4월 론칭 3년 만에 첫 번째 광고 모델로 가수 이효리를 낙점했다. 2012년 상업 광고 출연 중단을 선언했던 이효리는 롯데온 광고로 10년 만에 광고시장에 돌아왔다.
4일 롯데온은 '쇼핑 판타지 온(ON)'을 주제로 한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며 약 27초 분량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빨간 가죽 코트를 입은 이효리는 짙은 색 배경 앞에서 나타난다. 이어 롯데온 앱(App)을 켜는 순간을 불을 켜는 스위치(Switch)에 빗대어 표현하고 '쇼핑 판타지'라는 주제에 맞춰 판타지 영화를 떠올리는 영상을 통해 롯데온에서 쇼핑하는 의미와 과정을 보여준다. 16일 선보일 완성본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온라인을 중심으로 두 달 동안 '이효리 광고'에 힘을 싣는다.
2020년 흩어져 있던 7개 롯데 유통 계열사 쇼핑몰을 통합해 출범한 롯데온은 쿠팡, 네이버쇼핑 등 경쟁사들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뷰티(지난해 4월) △명품(지난해 9월) △패션(지난해 11월) △키즈(올해 4월) 등 네 개의 특화 카테고리(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온의 실적이 좋아지며 올해 2분기에도 매출 36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1.5% 성장했고, 영업 손실은 절반(490억→210억 원) 이하로 줄였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온이 안정을 찾으면 광고를 진행하려 했고 이제 그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1호 광고'라 모델 기용부터 제작사 선정까지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롯데온의 설명이다. 특히 주요 고객인 3040 여성들에게 브랜드를 더 많이 알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을 찾았고 이효리를 낙점했다. 광고도 그룹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명해진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에서 맡았다.
한편 이효리는 롯데와 인연이 깊다. 그가 솔로 활동을 시작했던 2003년 ①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망고와 ②롯데웰푸드의 돼지바 모델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고 2006년에는 ③롯데백화점이 옛 미도파 메트로점을 리뉴얼해 문을 연 영플라자의 광고 모델을 했다. 이효리는 2007년부터는 ④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처음처럼의 광고 모델을 5년 동안 맡았고 2012년 처음처럼 광고 모델 계약을 종료할 때에는 이례적으로 결별 광고까지 내보냈다.
이 밖에도 첫 남북 합작 광고인 삼성전자 애니콜의 광고 모델을 하는 등 광고계의 슈퍼스타로 불리던 이효리는 2012년 말 스스로의 신념과 어긋나는 내용의 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광고 업계와 거리를 뒀다. 그러다 10년이 지난 올해 7월 이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으로 상업 광고를 다시 찍겠다고 밝혔고 롯데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도 '이효리 효과'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효리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력 자회사인 안테나에 올해 초 합류한 뒤 신곡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올해 북미 통합 법인이 출범하는 등 SM과 사업 협력을 본격화하며 음악 부문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안테나도 이효리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음반 발매 등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