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이 거듭된 기업부터, 대규모 임금체불 기업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문제적’ 기업의 대표들을 불러 책임을 따진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일반증인 29명과 참고인 24명이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12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는 5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계열사 샤니의 이강섭 대표를 부른다. 지난해 10월 SPC의 또 다른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지 1년도 안돼 유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대재해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도 국감장에 선다. 지난 6월 폭염 속에 카트 정리를 하다 사망한 30대 노동자 사건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고인의 형도 참고인으로 출석해 회사의 미흡한 후속조치를 증언한다. 지금까지 8명이 사망해 건설업계에서 가장 많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DL E&C의 마창민 대표, 직원 퇴직 종용 논란이 불거진 CJ ENM 구창근 대표도 모습을 드러낸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이국환 대표는 배달라이더 처우 개선 방안을 듣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직장 내 갑질’ 의혹이 제기된 OK금융그룹의 최윤 회장도 증인으로 선다. 근무시간 동안 콜센터 직원들의 휴대폰을 수거해 ‘직원 인권 탄압’ 논란이 일었다. 킴벌리 린 창 멘데스 나이키코리아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장에 선다. 나이키코리아는 하도급 중소기업에 갑질을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대유위니아 그룹에서는 박영우 회장이 1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딤채, 클라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대유위니아 측은 경영 악화로 약 302억 원의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11일 열리는 환경부 국감에는 HD현대오일뱅크의 주영민 대표이사가 출석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폐수를 무단으로 방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증인 채택 과정에서 여야가 거칠게 부딪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허영인 SPC 회장, 김범수 쿠팡 이사회 의장, 이해욱 DL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기업 망신주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반대해 그룹 총수가 아닌 계열사 대표이사만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기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대기업은 다 빠져나가고 불쌍한 중소기업과 월급 사장만 증인으로 채택됐다”(윤건영 의원) “국회의 권위가 없어진 것 아닌가”(전용기 의원) 등의 반발이 나왔다. 허 회장은 증인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종합 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