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처음으로 맞붙었다. 3일 공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서 상대방의 자격에 시비를 걸며 공방을 벌였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가 직전 구청장인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본인 귀책사유로 치러진 보궐선거”라고 직격하자, 김 후보는 “진 후보 정치 경력은 급조된 것”이라고 맞받았다.
진 후보는 “김 후보는 대법원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했고, 이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4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이 낭비된다”며 “본인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보궐선거에 본인이 다시 출마한 사례는 우리 정치사에 없다. 두고두고 오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김 후보가 대검찰청에서 해임된 사실도 언급하면서 “인사청탁, 골프접대 등으로 인해 청와대에서 검찰로 복귀했고, 대검 감찰 결과 징계위가 해임 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공무원으로 따진다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행정심판, 소송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야 사실로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권 후보는 앞서 김 후보의 ‘40억 원 애교’ 발언을 언급하며 “입만 열면 말이 바뀌는 후보다. 전형적인 사기꾼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검찰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 “이런 분이 공무원 중대 비리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공약하니 강서구청 공무원들이 많이들 웃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진 후보의 전략공천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의 불만이 많다”면서 “오래 사신 것은 맞지만 일은 강서구보다는 경찰청에서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후보도 “바로 직전 수사기관 최고위급 출신이 옷을 벗자마자 정계에 진출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하나로 충분하다”고 가세했다.
김 후보는 진 후보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서울시당 전세사기특별대책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민생경제·국민안전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민주당 관련 경력을 두고는 "갑작스럽게 후보로 끼워 넣기 위해 만들어 준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모두 공천 후에 임명장을 받았고, 전세사기 피해 관련 간담회 외에 관련 활동이 전무하다시피하다”고 비판했다.
후보들은 전세사기, 구도심 개발 등 부동산 관련 정책을 놓고도 맞붙었다. 강서구는 과거 ‘빌라왕’ 사건을 포함해 전세사기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이다.
김 후보는 전세사기 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지원책 △저리·무이자 대출 지원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세제 지원을 언급했다. 진 후보는 “먼저 피해자에 대한 실태 전수조사를 해 다양한 사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겠다”며 “전세사기특별법 보완 입법을 민주당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토론 내내 ‘중앙정부와의 네트워크, 신뢰’를 언급하면서 여당 후보의 강점을 부각했다. 반면 진 후보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을 강조하며 역공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