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 경기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페이지에 중국에 대한 '클릭 응원'이 91%에 달한 것과 관련해 "특정세력이 가담했다"며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댓글 국적표기' 등 조치와 함께 포털이 여론 조작을 방치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일 진행된 한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와 관련, 중국을 응원한다는 클릭 응원이 2,000만 건 이상인 91%로 나오고, 정작 한국은 200만 건, 9%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여론) 조작세력들이 개입한 '빼박'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경우 중국 응원이 38만 건(6%)에 불과한 반면, 한국 응원은 560만 건(94%)으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VPN(가상 사설망)을 악용한 타 국가 세력들의 우회접속 조작행위 △포털아이디 도용을 통한 댓글 조작행위 △드루킹과 같은 시스템화된 매크로 조작행위 등을 꼽았다.
박 의원은 "포털 다음에 조작세력이 가담한 게 명백하다. 좌편향 세력과 중국 특정 세력의 개입이 일부 드러난 것"이라며 "중국 IP를 우회해 사용하는 북한의 개입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음과 네이버의 정치이슈 관련 댓글을 언급하며 "특정 1%의 사람들이 보수진영만은 저열하게 공격하고 있다. '드루킹 시즌2'가 기우는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입법을 통한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박 의원은 "포털 사업자는 이런 행위를 원천차단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서는 조작행위를 하는 자와 가담한 자, 이를 방치한 포털 사업자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및 시행령 위반으로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법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감을 통해 네이버와 다음 댓글에 국내외 조작세력이 어떻게 개입한 것인지 엄단조사할 것"이라며 "포털은 댓글 국적표기, 댓글 원천 폐쇄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행보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형성될 여론 지형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내에 있는 중국 옹호세력의 작전에 의해 여론이 조작됐다고 저희는 본다"며 "강서구청장 선거나 앞으로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있다"며 "포털 여론조작은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국민 선동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가세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께서 여론이 왜곡되는 상황이 아닐까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 우려에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에도 네이버 등 포털사업자를 가짜뉴스 확산 공모자로 지목하며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20년 4·15 총선 직전에는 중국에 의한 인터넷 여론조작 행위를 의심하면서 이른바 '차이나게이트'를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