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나팔관과 난소에서 암이 발생한 뒤 암세포가 씨를 흩뿌리듯이 퍼져 나가는(播種) 특징이 있다. 특히 복막 파종(장기를 둘러싼 복막에 암세포가 자라는 것)이 잘 나타난다.
난소암은 게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무증상일 때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가 3기 이후에 진단을 받는다. 이 때문에 난소암에 걸리면 47%가 목숨을 잃어 ‘여성 암 사망률 1위’일 정도로 고약한 암이다.
그럼에도 국내 난소암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만8,115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3년 새 33.2%가량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년 새로 진단된 난소암 환자 가운데 50~60대 환자가 1,408명(전체의 49%)이었다. 하지만 20대 이하 젊은 환자도 6%로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난소암은 아직 선별 검사법이 확립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진행돼 2021년 발표된 ‘난소암 조기 검진 연구(UKCTOCS)’에 따르면, 초음파검사와 난소암 종양 표지자를 이용한 조기 검진법이 3~4기 난소암 발생률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검사비가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 등의 문제가 있어 보편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연 1회 정도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책으로 권장된다. 질(膣) 초음파검사, CA-125를 비롯한 난소암 관련 종양 표지자 검사 등이 난소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난소암은 병기(病期)에 관계없이 수술하는 게 기본이다.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난소는 조직 검사를 위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고, 조직 채취를 위해 바늘로 찌르는 과정에서 난소가 터져 암이 복강 전체로 퍼질 위험이 높아 수술 전 별도로 조직 검사를 하지 않는다.
수술은 난소를 기본으로 자궁·림프절 등 전이가 의심되는 부분을 모두 적출한다. 이후 적출한 장기를 조직 검사해 암을 확진하고 병기에 따라 추가 항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진행성 난소암이라면 ‘선행 항암화학요법(Neoadjuvant chemotherapy)’을 시행하고 병기 설정 수술 후 추가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거나, 병기 설정 수술을 시행하면서 ‘복강 내 온열 항암화학요법’을 동시 시행해 난소암의 완전 절제 확률을 높이고 재발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난소암은 복강 내 전이돼 있는 3~4기에 발견될 때가 많아 개복 수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며, 최근엔 초기 난소암은 복강경 수술이 늘어나고 있다.
민경진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는 크기가 3~4㎝ 정도로, 수술 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야 배란 기능과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초기 난소암으로 의심되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병변만 제거할 수 있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같은 최소 침습 수술이 유리하다”고 했다.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에 걸릴 위험은 낮아지는데, 이 때문에 난소암 예방을 위한 경구용 피임약 복용이 고려되기도 한다.
또한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 등, 난소암 고위험군이면서 출산 계획이 없으면 예방적으로 난소 난관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다만 피임약 복용과 수술에는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의 위험이 있기에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진행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