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지 않는다던 '등산 재킷'… 7번 빨았더니 달라졌다

입력
2023.09.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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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아웃도어 재킷 품질 비교'
블랙야크, 가격 싸나 기능성 뒤처져
32.9만 원 컬럼비아, 가성비 제품

비에 잘 젖지 않고 땀을 원활하게 배출한다고 광고하는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산용 재킷 가운데 일부는 세탁 후 기능성을 잃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6일 이런 내용의 '아웃도어 재킷 품질 비교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네파 △노스페이스 △밀레 △블랙야크 △아이더 △컬럼비아 △케이투 △코오롱스포츠 등 8개 브랜드 제품을 시험했다. 소비자원은 등산, 캠핑 인구 증가에 따라 아웃도어 제품 소비가 느는 점을 고려해 이번 품질 비교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선 가격은 가장 싼 블랙야크 29만9,000원부터 30만 원에 가까웠다. 최고가인 밀레 48만9,000원, 케이투 45만 원 등 40만 원대 제품도 2개 있었다. 등산 등 야외 활동을 쾌적하게 하도록 도와준다는 기능성 제품을 표방한 만큼 가격대가 높다는 평가다.

물이 재킷 표면에 스며들지 않고 튕겨내는 정도인 발수성을 0~5급으로 구분했을 때 세탁 전 모든 제품이 가장 높은 5급을 받았다. 하지만 7번 세탁 후 결과는 달랐다. 노스페이스 등 5개 제품은 5급을 유지한 반면 네파, 컬럼비아는 4.5급으로 다소 내려갔고 블랙야크는 2급으로 떨어졌다. 7번 세탁 뒤에 블랙야크 재킷은 눈, 비에 젖을 수도 있는 셈이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성능인 투습도는 노스페이스가 유일하게 우수, 양호, 보통 중 우수를 받았다. 다른 제품보다 땀을 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네파 등 6개 제품은 양호로 평가됐다. 블랙야크는 발수성에 이어 투습도 역시 다른 제품보다 낮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소비자원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가성비 제품'으론 32만9,000원짜리 컬럼비아 재킷을 꼽았다. 다른 제품보다 기능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블랙야크 제품도 잘 찢어지지 않고 튼튼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 추천됐다.

소비자원은 아웃도어 재킷의 기능성을 잘 보존하려면 세탁·보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웃도어 재킷은 접히거나 구겨지면 기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옷걸이에 걸어 보관하는 게 좋다"며 "또 표백제나 섬유유연제는 사용하지 말고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여러 번 헹궈야 한다"고 권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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