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와의 군사거래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우리에겐 실존적 위협이며, 세계평화에 대한 중대 도전이라고도 했다. 나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주권국가 무력 침공은 물론 안보리 결의 위반 국가(북한)와의 무기거래는 “자기모순”이라고 러시아를 직접 비난한 뒤 안보리 개혁 필요성을 내세우기도 했다. ‘도발’이라는 강한 표현으로 북러 군사협력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강조한 것이다.
지난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가진 북러 정상회담은 국제사회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러 기간 중 우주기지 외에도 핵잠수함 기지와 전투기 공장까지 시찰했다. 북한이 폭탄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군사기술을 제공받을 것이란 미 정부의 정보를 뒷받침하는 북러 행보다. 크렘린궁은 안보리 결의를 지킬 것이며, 군사협력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고 부인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보인 행태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또 다른 기만행위로 여겨진다. 이미 수개월 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한글이 적힌 북한산 122mm 로켓탄이 발견된 바 있다.
북러 군사협력은 우리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인 동시에 중대 도전이다. 이미 국제법적 틀을 이탈해 행동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동맹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협력해 다각적이고 강력한 억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북러 간의 부적절한 밀착에 중국이 가담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우리 외교 역량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