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4분기(10~12월) 연료비조정단가를 지금과 같은 킬로와트시(㎾h)당 5원을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일부'만 동결해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매 분기 시작 전달 21일까지 정해지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 동안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벙커씨유(BC유)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산정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이미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이다.
전력량요금은 전력 당국이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4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은 있다.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지난 한 해 한전의 적자가 30조 원을 넘겼다. 2분기 요금 인상으로 전기를 팔수록 손해 보는 '역마진' 상황을 피했지만 하반기 다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추가 인상 없이는 역마진이 재현될 수 있다. 지난 2분기(4∼6월)에도 분기 중인 5월 15일 전력량요금을 kWh당 8원 인상했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다음 분기에도 전력판매가가 구매가보다 낮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누적적자 해소 등을 위한 요금 인상요인은 4분기 연료비 단가와는 무관하게 계속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전이 발표한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만 동결한 것이고 국제유가 등 여러 요인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다만 인상, 동결 등 방향성을 갖고 검토하곤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빨라야 추석 연휴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장관과 한전 사장 모두 20일에 취임해 10월 이전에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면서 "에너지가 폭등, 한전 재무 상황 등 인상 요인이 많은 만큼 4분기 중 인상은 언제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