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는 10개팀당 한 시즌에 144경기를 소화한다. 하지만 20일 기준으로 키움 히어로즈는 133경기를 치른 반면 기아 타이거즈는 120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취소 경기가 두 배가량 늘어난 여파다. 10월 중순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면, 올해 한국시리즈도 초겨울인 11월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취소된 경기가 늘어난 이유는 날씨 탓이다. 봄에는 미세먼지로, 여름과 가을에는 국지성 호우가 빈번해지면서 취소 경기가 크게 늘었다. 2016년부터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키움이 일정을 가장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맞붙은 2021년 한국시리즈는 11월 중순까지 일정이 잡혀, 두 팀의 홈구장이 아닌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개폐식 돔구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쾌적한 환경 때문에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도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고, 관람하는 팬들의 만족도도 크다. 상대적으로 비싼 건축과 유지 비용이 변수지만, 국내에서도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가 2028년까지 인천 청라에 스타필드와 결합한 돔구장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도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신축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조성된 잠실야구장은 LG 트윈스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42년간 프로야구 인기를 견인하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로 신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이번에 2026~2031년 여섯 시즌 동안 돔구장 형태로 신축이 확정된 것이다.
□기후변화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되면 야외 구장이 대부분인 프로야구 일정 차질은 해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척과 청라에 이어 잠실에 돔구장이 들어서면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잠실야구장 대체구장 문제가 암초로 등장했다. 유력 후보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의 안전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와 KBO, 해당 구단들은 프로야구의 미래는 물론 800만 관중 복귀를 앞둔 팬심까지 고려해 잠실야구장의 6년 공백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