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적 공과대학으로 꼽히는 미 조지아공대와 손잡고 배터리, 수소 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산학 협력에 나선다. 2006년 기아가 첫 번째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오래전 인연을 맺은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회사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
현대차그룹과 조지아공대는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조지아공대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김용화 현대차·기아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소니 퍼듀 조지아주 공립대학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미래 기술 산학 협력과 △우수 인재 발굴 △인재 육성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 소프트웨어,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등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해 조지아공대 교수진과 현대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HATCI), 남양연구소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조지아공대가 육성하는 학생 스타트업 중 유망한 곳을 뽑아 회사가 지원하고 협력하는 방안도 찾는다.
학생들에게는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대학원생 대상 연구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하계 인턴십 운영, 졸업 프로젝트 협업 및 후원, 조지아공대 주관 취업설명회 참여 등을 통해 우수 인재 연계 채용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북미 지역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조지아공대에서 생산 기술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나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한다.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 남동부는 현대차그룹 북미 전동화 시장 공략의 요충지다. 이곳에선 전기차 전용 신공장 HMGMA와 배터리셀 합작 공장, 배터리 시스템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기아 오토랜드 조지아에서는 내년부터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올해 GV70 전동화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차 생산량을 늘려 갈 계획이다.
회사가 조지아공대를 낙점한 데는 정몽구 회장 때부터 조지아주와 쌓은 신뢰도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17년 전인 2006년 정 회장과 정의선 당시 기아 사장은 기아의 미국 첫 생산기지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를 선정했다. 우수한 입지 조건은 물론 소니 퍼듀 주지사를 비롯한 조지아주의 적극적 협력 의지 덕분이다.